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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심과 가족을 잘 이해한 전기차…르노 세닉 E-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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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12. 15. 06:00

최고출력 218마력, 토크 300Nm
실제 주행감 더 여유로운 느낌
회생 제동도 5단계 조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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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의 전면부 모습./김정규 기자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을 처음으로 몰고 도심으로 나섰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생각 이상으로 훨씬 편하다'는 것이었다.

전기 SUV라면 떠올리기 쉬운 묵직한 가속감이나 과장된 스포티함보다는 시작부터 끝까지 부드럽고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 출퇴근길이나 주말 장거리 이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감각이었다.

이 같은 편안함의 첫번째 이유는 조향 감각 때문이다. 차체 크기만 보면 결코 작지는 않지만, 실제로 운전해보면 차가 몸에 붙어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스티어링을 살짝 돌리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좁은 골목이나 유턴 구간에서도 부담이 없다.

세닉 E-Tech는 조향비를 12대1로 설정해 세단에 가까운 반응성을 구현했고, 스티어링 휠 최대 회전수도 2.34회전에 불과하다. 회전 직경 역시 10.9m로 억제돼 있어 도심 주행에서 체감되는 민첩함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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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의 후면부 모습./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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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의 측면부 모습./김정규 기자
가속 페달을 밟을 때도 인위적인 느낌은 거의 없었다. 최고출력 160kW(218ps), 최대토크 300Nm라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주행은 여유롭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듯했다.

출발 직후부터 토크가 자연스럽게 차오르며, 제로백은 7.9초만에 도달하지만 과속 과정은 매우 매끄러웠다. 비교적 가벼운 공차 중량에 차체 하부에 배치된 배터리 덕분에 무게 중심이 낮아 도로에서 차체가 흔들린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도심 주행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회생 제동 시스템이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원 페달 드라이빙을 설정하면 브레이크 페달을 거의 밟지 않아도 된다. 신호가 잦은 구간이나 정체 상황에서는 발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운전 피로도가 크게 낮아진다는 점에서 실제 일상 주행에서 체감되는 효율 개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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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의 실내 모습./김정규 기자
실내로 시선을 옮기면 세닉 E-Tech가 '패밀리카'라는 정체성을 얼마나 철저히 고민했는지 드러나는데,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무릎 공간이 넉넉하고, 머리 위 공간도 여유롭다. 트렁크 역시 기본 545ℓ로 충분하고, 시트를 접으면 충분한 적재 공간이 확보된다.

차체 바닥과 배터리 케이싱 사이에 흡음 구조를 적용한 '스마트 코쿤' 기술 덕분에 노면 소음과 진동이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여기에 장 미셸 자르가 참여한 시그니처 사운드와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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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르노코리아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였는데, 전동 차양 없이도 투명·불투명 상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주행 중에는 직사광선으로 인한 피로감이 적었고, 개방감은 충분했다.

안전과 편의 기술은 과하지 않게 자연스러웠다. 레벨 2 수준의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는 고속도로와 정체 구간에서 운전 부담을 줄여줬다. 차선 중앙 유지 보조 상태에서도 차선 내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오프셋 기능은 실제 도로 상황에서 실용성이 높았다.

세닉 E-Tech를 타며 가장 분명하게 느낀 점은 '전기차다움'을 과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 전기 SUV가 낯설게 느껴지는 소비자에게 세닉 E-Tech는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매일 타기 좋은 전기차라는 점에서 말이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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