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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버드 외국인 31% 너무 많아”...조달청, 정부-하버드 계약 취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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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5. 28. 06:48

미 조달청, 정부 기관에 하버드대와의 계약 재검토, 6월 6일까지 취소 목록 제출 지시
트럼프 행정부, 하버드대 지원 90억달러 재검토...32억달러 보조금·계약 동결
"유학생 31% 너무 많아, 명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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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로웰 하우스 타워 모습으로 27일(현지시간) 찍은 사진./EPA·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정부 차원에서 하버드대와 체결한 각종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뉴욕타임스(NYT)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 조달청은 이날 각 정부 기관에 보낸 조쉬 그루엔바움 청장 명의의 서한에서 하버드대가 반(反)유대주의와 입학 전형 과정에서의 인종차별 등에 관여했다면서 하버드대와 체결한 현행 계약들을 재검토해 6월 6일까지 계약 취소 목록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 미 조달청, 정부 기관에 하버드대와의 계약 재검토, 6월 6일까지 취소 목록 제출 지시

조달청은 관련 약 9개 기관이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계약을 적절히 해지하고, 대체 공급업체를 찾을 것을 권장했다.

하버드대가 연방 정부와 체결한 각종 계약 규모는 총 1억달러(약137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커피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4만9858달러 규모의 국립보건원(NIH) 계약, 고위급 간부 교육을 위한 2만5800달러 규모의 국토안보부 계약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NYT는 연방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전했다.

이번 조치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하버드대와 맺은 각종 연구 용역 계약 등을 해지함으로써 하버드대에 대한 재정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졌던 컬럼비아대 등 일부 아이비리그 대학교들에 보조금 지급 중단을 압박하며 학내 인사 등에 대한 정부 개입 허용을 요구해 왔는데, 하버드대가 대학 자율권 침해를 용인할 수 없다며 버티자, 하버드대에 대한 각종 지원을 차단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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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버드대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4월 17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야드의 존 하버드 창설자 동상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행정부, 하버드대 지원 연방 기금 90억달러 재검토...약 32억달러 보조금·계약 동결

트럼프 행정부는 3월 약 90억달러(12조4000억원)의 연방 기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약 32억달러(4조4000억원)의 보조금과 계약을 동결했다고 NYT는 전했다.

보건복지부(HHS) 내 '반유대주의 근절을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지난 4월 11일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반유대주의 등 시위대에 대한 엄격한 규율 적용, 미국의 가치에 적대적인 유학생 전형 금지, 다양성·평등·포용(DEI) 프로그램을 폐지 , 인종·피부색·출신·국가 또는 그 대리인을 고려하는 입학 및 채용 관행 중단 등 10가지를 요구했다.

이에 가버 총장은 14일 교내 커뮤니티에 보내는 글에서 "우리 대학은 독립성이나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정부도 사립대학이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누구를 입학시키고 고용할 수 있는지, 어떤 연구와 탐구 분야를 추구할 수 있는지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4월 21일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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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2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하버드대 학생·교환 방문자 프로그램 인증 취소 추진
"외국 정부 기부하지 않는데 유학생 31% 너무 많아...유학생 '괜찮은지' 알기 위해 명단 요구"

아울러 국토안보부는 22일 하버드대에 대해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고,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그다음 날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국토안보부 조치는 효력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저지주에서 워싱턴 D.C.로 돌아가는 전용기 앞에서 기자들에게 하버드대 재학생 중 거의 31%가 외국인으로 너무 많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입학하지 못한다며 미국 정부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주는데, 하버드대에 돈을 기부하는 외국 정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괜찮은지(okay)'를 알아보려고 명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들 대부분 괜찮을 것이지만, 많은 이가 나쁘리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버드대가 반유대주의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하버드대의 전체 유학생 수는 전체 재학생의 약 27%인 6800명 정도다. 이 가운데 중국 출신이 20%로 가장 많고, 이어 캐나다(11%)·인도(9%)·한국·영국(이상 4%) 등의 순이다. 미국 대학 내 중국 유학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인 2019년 약 37만명에서 2024년 27만7000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하버드대 유학생의 5분의 1이 중국 출신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6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버드대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 30억달러(4조1000억원)를 회수해 직업 교육 기관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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