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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특활비 부활시킨 민주당, ‘내로남불’ 논란에 내부 균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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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07. 08. 15:41

김용민·민형배·장경태 추경안 '기권'…추미애 등 공개 비판
지도부 포함 일부 의원·대통령실. 진화 나서기도
민형배 김용민 장경태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장경태·민형배·김용민 의원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 전액 삭감했던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스스로 부활시켰다. 이에 '내로남불' 비판과 함께 당내 균열 조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일부 의원들은 표결에서 이탈하고 공개적으로 지도부를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3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는 검찰 특활비 40억원이 포함됐다. 이날 추경안 처리를 앞두고 민주당은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내부 이견으로 격론이 벌어지며 본회의가 6시간 이상 지연됐다. 결국 표결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주도해 온 김용민·민형배·장경태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기권표를 던지며 당 내 내부 균열 조짐을 보였다.

검찰개혁 강경파 의원들의 공개적인 비판은 연일 이어졌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을 향해 "무슨 염치로 특활비를 받아가느냐"고 직격했다. 추 의원은 "또 증인을 회유하기 위해 연어 초밥값 등에 지불할 것이냐"며 "새 검찰총장이 자진 반납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내라"고 촉구했다.

장경태 의원도 같은 날 한겨레TV '뉴스 다이브'에 출연해 검찰 특활비를 '수사 떡값'으로 규정했다. 장 의원은 "어떻게 대통령실과 검찰 특활비가 맞교환 대상이 되느냐"며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는 마당에 특활비를 복원시키면 검찰에 안 좋은 시그널이 될까 봐 우려됐다"고 말했다.

본회의 당시 기권표를 던진 민형배 의원은 7일 cpbc라디오 '김준일의 뉴스공감' 인터뷰에서 특활비 복원 논의 당시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사회자가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 법사위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데다 전액 복원은 문제라는 반발이 좀 나왔다는 말이 돈다"고 질문하자, "좀 나온게 아니라 꽤 강하게 나왔다"고 떠올렸다. 이어 "의총에서 대개 흐름은 '지금 상황에서 검찰의 특활비를 부활시키는 게 맞냐'는 것이었다"며 "단순히 예산 문제가 아니라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인 시그널"이라고 짚었다.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도 7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는 '검찰 특활비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매우 문제 있는 조치지만 당 지도부가 추진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지도부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특활비 '내로남불' 논란에 야권은 총공세를 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자기들이 야당일 때는 불필요하다고 얘기하다가 집권하니까 필요하다는 것이야말로 이중잣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본회의 당시 '검찰개혁 입법 완료 후 집행'이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통과시켰다. 아울러 정청래 의원이 당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히고 지난 7일에는 김남근, 박상혁 등 일부 의원들이 4개 방송에 동시다발적으로 출연해 "지난 정부 당시 삭감은 계엄 탓으로 우리는 소명할 것"이라며 분위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역시 수습에 나섰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4일 "입장이 바뀐 것에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민주당이 수면 위로 떠오른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향후 검찰개혁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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