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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 26조↑…증시·코인 호황에 투자 대기자금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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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10. 05. 17:40

9월말 5대 은행 요구불예금 669조원
투자심리 살아나자 단기성 자금 급증
정기예금은 4조원 줄어들며 감소세 전환
5대은행 요구불예금, 정기예금
9월 한 달 동안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이 26조원 넘게 증가하며 자금이 투자 대기성 예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의 강세, 부동산 대기수요,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정기예금의 매력은 떨어지고, 투자 대기자금은 더욱 쌓일 것으로 전망된다.

요구불예금은 저축성 예금과 달리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성 자금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보며 자금을 즉시 이동시키는 투자 대기자금으로 여겨진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69조7238억원으로 전월(643조7084억원)보다 26조154억원 증가했다. 한 달 만에 26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은 이례적인 규모로, 올해 들어 요구불예금이 30조원 가까이 변동된 달은 2번에 그친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데에는 투자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24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3472.14로, 연초(2398.94) 대비 1073.2포인트, 44.7% 상승했다. 이는 미국 나스닥(18.2%) 등 글로벌 증시 상승률을 크게 앞선 수준이다. 특히 9월에는 11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과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날까지 10% 넘게 치솟았다.

이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달 2일 코스피가 3500선을 처음 돌파하면서 증시 추가 상승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3.38포인트(2.70%) 오른 3549.21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2922조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5일 12만5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증시와 코인, 부동산 시장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정기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당분간 요구불예금에 머물며 향후 투자처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요인과 금리 인하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에는 결제와 생활자금 수요 증가로 단기성 자금이 은행에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과 증권 등 새로운 투자처로의 이동을 준비하는 자금이 일시적으로 은행에 머무른 측면도 있다. 과거에도 금리 인하 직전에는 부동산 매수세를 앞둔 '대기자금'이 요구불예금 등에 쌓였다가, 금리 하락 이후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돼 온 바 있다.

금리 매력도 약화도 수신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7월 2.512%에서 8월 2.486%로 0.026%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4분기 중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예금금리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편 정기예금 잔액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9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50조7015억원으로 한 달 새 4조304억원 줄었다. 7월(12조9257억원), 8월(9조8719억원) 연속 증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정기적금은 1조809억원 늘어나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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