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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도 예외없는 트럼프식 ‘관세 외교’ 재점화…“캐나다 관세 10% 추가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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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0. 26. 09:52

레이건 인용한 광고에 "적대 행위" 규정하며 추가 관세
USA-TRUMP/ASI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인근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는 동안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의 대미(對美) 광고에 반발해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광고가 미국 내 월드시리즈 중계 도중 방영된 직후였다.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도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관세 외교'의 재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그들의 광고는 즉시 중단돼야 했지만, 월드시리즈 중계 중에도 또 내보냈다"며 "사실을 왜곡한 적대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보다 10%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적었다.

문제가 된 광고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LA 다저스가 맞붙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방영됐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제작한 이 광고에는 공화당의 상징적 인물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등장해 "관세는 무역전쟁과 경제적 재앙을 초래한다"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광고를 "사실을 조작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며 지난 24일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을 전격 중단했다. 이번 조치는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며, 이번 일정의 핵심 의제는 역시 '무역'이다.

온타리오주 더그 포드 주총리는 24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협의 끝에 오는 월요일부터 미국 내 광고를 중단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중단하기로 한 광고를 월드시리즈에서 또 내보냈다"며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인상되는 추가 관세의 적용 대상 품목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캐나다의 대미 수출품 대부분은 트럼프 1기 시절 체결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을 받아 관세가 면제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USMCA 적용 대상이 아닌 캐나다산 제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했고, 올해 초에는 전 세계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매겼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카니 총리를 만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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