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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미투자펀드 모두 쟁점으로 남아…한국은 일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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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10. 27. 15:35

이재명 대통령, 아세안+3 정상회의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투자 방식, 투자금, 일정, 손실 분담 및 투자 이익 배분 방식 등이 모두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한미 관세협상은) 타결(being finalized)에 매우 가깝다"고 한 것과 큰 입장 차이를 보이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하며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 대통령 역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한미 관세협상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종 타결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당연히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이 한국에,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24일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 운용 방식과 관련해 미국은 매년 250억 달러씩 8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150억 달러 범위 내에서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안을 제시하며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지만 지연이 꼭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니 인내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우방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먼저 타결한 것을 언급하며 '이것이 나중에 한국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묻자 "한국은 일본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미국과 일본의 합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나름의 사정이 있으며, 우리에게 맞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며 "물론 일본이나 유럽의 사례가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고 한국이 받아들일 수 있으며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에도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 지난 9월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의 조지아주 구금사태 이후 대미투자를 주저하는 모습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는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일으켰으며, 일부 노동자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싫어한다고 들었다"며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과 합리적인 대우를 보장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 직원들의 미국) 비자 문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 비자 문제는 한국보다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해 제재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은) 두 맷돌(two grinding stones) 사이에 낀 나라다. 향후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 외에도 이 대통령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3% 수준인 국방비 지출을 3.5% 수준으로 늘리려는 계획을 소개하며 "미국의 요구보다는 자주국방에 대한 정부의 방향과 더 관련이 있다. 한국이 외부 요인과 관계없이 북한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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