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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취임 3년된 날 ‘10만전자·시총 600兆’… 삼성, 새 성장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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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0. 27. 18:05

반도체 업황 회복·빅테크 협력 영향
사법리스크 해소도 주가 안정 계기
등기이사 복귀·가전 사업 반등 과제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 취임 3주년인 27일, 사상 처음으로 '10만 전자' 달성에 성공하며 축포를 쐈다. 연초 5만원대에 그쳤던 주가 대비 무려 90%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600조원을 넘겼다. 증권가에선 새로운 성장국면에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와 함께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려 잡는 분위기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회복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잇따른 파트너십으로 향후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그룹 안팎에선 남은 과제인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 등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9만8800원)보다 약 3.2% 오른 1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9만4400원) 9만원대에 안착한 지 불과 17일 만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5만3400원)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10만 전자' 타이틀 달성은 이 회장의 취임일과 맞물리면서 의미를 더했다. 올해로 취임 3주년을 맞은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행사나 메시지 없이 '정중동' 행보를 이어갔지만, '10만 전자' 시대를 열며 리더십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업계에선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도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 시선이 모인다. 주가 상승을 이끈 핵심 요인은 반도체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반도체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25% 오른 19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차세대 수익원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한동안 반도체 사업 부침을 겪어왔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보다 8조원 이상 낮은 약 15조원에 그쳤다.

올해 반도체 사업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지난 3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를 주문한 이 회장이 직접 현안을 챙기면서다. 실제로 7월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파운드리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연간 수조원대 영업손실을 내던 비메모리 사업에 숨통이 트였다. 메모리 사업에선 골치를 앓았던 엔비디아의 HBM3E 퀄 테스트를 통과했고, HBM4 양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오픈AI의 700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파트너사 지위를 확보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업체들의 HBM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AI 생태계 확장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꾸준한 자사주 매입 노력과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도 주가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주가 부양에 나서왔다. 사법리스크 해소 후 이 회장의 경영보폭이 넓어진 점도 주가 안정의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오랜 숙원이던 주가 부양에 성공했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주요 당면 과제로 이 회장이 2019년 내려놓은 등기이사직 복귀가 꼽힌다. 이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6년째 미등기 임원을 유지 중이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직 복귀는 책임경영 차원에서도 그룹 내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통 먹거리인 가전 사업의 반등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가전 사업은 급격한 통상환경 변화와 전방수요 둔화 여파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TV의 경우 중국 기업들의 약진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VD사업부(TV)와 DA사업부(생활가전)의 3분기 증권가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53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로 경영 전면에 나서야 책임경영과 주요 사업 쇄신에 보다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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