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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진압이 불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이유는 기상청이 지난 2일 공개한 '2025년 3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이례적인 3월 하순 고온건조한 날씨 때문이었다. 이에 더해 입추와 처서를 지나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기에 화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늦여름~초가을의 태풍과 호우 시즌이 끝나면 겨울까지 저온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며, 이러한 기후에 더해 마른 목재나 낙엽 등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불길은 더욱 빠르게 번지기 십상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은 더 이상 국외 사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구 반대편 호주에서는 고온·건조한 기후특성으로 인해 대형 자연 산불이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발생한 '블랙 썸머(Black Summer)' 산불은 약 1020만 헥타르, 즉 대한민국 국토 면적에 달하는 규모를 태우며, 3000채 이상의 주택을 소실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 자연 재해 상황에서도 철저한 사전 대비를 실행한 일부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에 글로벌 리스크 관리 전문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는 호주 지역의 기업에게 화재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예방으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적극 조언한다. 필자 또한 예측이 어려운 자연재해도 사전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한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제언한다.
기업들이 화재 피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먼저 비상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대피 경로, 커뮤니케이션 전략, 직원 역할 분담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소방당국과 사전 협업을 요청하고 계획해야 한다. 다음으로 식생 및 잔해물을 제거해야 한다. 사업장 주변 가연성 식물, 낙엽, 잔해물을 제거해 화재를 확산시키는 요소를 줄이고 화재 방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건설 단계에서는 내화성 건축 자재 사용을 적극 권고한다. 장기적인 관점을 고려해 불씨 공격과 복사열로부터 건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붕, 벽, 창문에 내화성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진행해야 한다.
화재 발생시엔 방화선을 구축해야 한다. 사업장 주변에 불연성 재료나 토지 이격을 통해 방화선을 설치하고 확산 속도를 늦춰 대응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소방 장비는 사전에 설치 및 유지 관리가 필수다. 호스, 펌프, 물탱크 등 소방 장비를 구비하고 복사열에 취약한 내화성이 없는 건축 자재를 보호하기 위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모든 장비가 즉시 사용 가능하도록 유지·관리하고 전 직원 대상의 장비 사용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상 상황을 대비해 통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전 상황 등 비상 시를 대비해 백업 통신 수단을 포함한 명확한 연락 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기관 및 이해관계자와의 정보 공유 프로토콜도 사전에 구축하기를 권고한다.
한국 소방당국도 건조한 봄·가을철 화재 예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쳤지만, 이상 기후로 인해 화재 예방과 피해 규모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만약 이번 경북 화재와 같은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화재가 사전 예방이 적절히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다면 산이나 주택 피해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물류창고와 같은 산업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도 호주처럼 화재 예방을 철저히 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손실은 예방 가능하다"는 철학처럼, 국내 기업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대응하고 장기적인 회복탄력성 구축 등 기업들이 사전 예방 중심의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한다면, 안정적인 성장은 물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권성준 FM 한국지점 대표](https://img.asiatoday.co.kr/file/2025y/10m/31d/202510300100221090013305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