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펼쳐진 '펍지 글로벌 시리즈(PUBG Global Series, 이하 PGS) 10'이 유럽의 버투스 프로(Virtus.pro)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팬들의 시선을 가장 뜨겁게 사로잡은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마지막 날 3마리 치킨으로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써낸 한국의 '배고파'다. 이들의 폭발적인 뒷심은 젠지의 PGC 진출 가능성까지 살려냈고, 결과적으로 한국은 무려 여섯 팀이 세계 최강전 무대에 오르게 됐다.
◆ 버투스 프로, 유럽의 독주...157점으로 정상 등극 | | 1 | |
11월 2일 크래프톤이 주최한 'PGS 10' 파이널 스테이지 3일 차 경기가 말레이시아 세렘반 카리스마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버투스 프로는 이날 47점을 추가하면서 최종 합계 157점으로 시즌 10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버투스 프로는 파이널 3일차 첫 매치에서 단 3점에 그치며 주춤했으나 곧바로 두 번째 매치에서 13킬 치킨으로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태이고에서 16점, 론도에서 10점을 보태며 2위와의 격차를 40점 가까이 벌려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마지막 두 에란겔 경기에서는 6점으로 부진했음에도 앞선 매치에서 벌어놓은 점수가 컸기에 큰 위기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2주 전 진행됐던 'PGS 9'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버투스 프로는 단 한 대회 만에 완벽히 복수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유럽은 지난 PGS 7·8·9 우승을 차지한 '트위스티드 마인즈'에 이어 PGS 4연속 제패를 기록하며 세계 배틀그라운드 무대의 중심이 유럽임을 또 한번 입증했다.
◆ PGS 10 파이널 3일차 '기적의 3치킨' 배고파, 14위에서 4위로 급상승 | | 1 | |
PGS 10의 진짜 드라마는 마지막 날, 한국의 아마추어 팀 '배고파(BGP)'가 썼다.
2일 차까지 종합 14위(51점)에 머물렀던 배고파는 마지막 날 무려 세 번의 치킨을 따내며 66점을 추가하며 최종 합계 117점(67킬 포인트)으로 종합 4위에 올랐다. 이는 배고파 창단 이후 국제 무대 최고 성적이다.
배고파는 태이고 전장에서 열린 매치 15에서는 경기 중반 슬램G와의 교전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고, 이후 북서쪽 교전에서 적극적인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하며 12킬 치킨을 완성했다.
이어진 에란겔 두 경기에서도 배고파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매치 17에서 급격한 자기장 이동과 인원 손실에도 불구하고 TOP 4 진입 후 5킬 치킨, 마지막 매치 18에서는 이아레나, 트위스티드 마인즈를 잇달아 제압하며 8킬 치킨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배고파의 활약은 순위 상승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의 폭풍 같은 득점 덕분에 풀 센스(FS)가 최종 4위권 진입에 실패했고 덕분에 젠지는 'PGS 포인트' 8위로 극적으로 PGC 진출권을 사수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한국 팀이 한국 팀을 구한' 드라마였다.
◆ 한국, PGS 10 성적에 따라 PGC 진출 6팀 확정 | | 1 | |
한국은 이번 PGS 10에서 총 4개 팀이 파이널에 진출했고, 그중 3팀이 TOP10 내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배고파가 117점(67킬)으로 4위, DN 프릭스 102점(58킬)으로 6위, FN 포천 81점(43킬) 9위, 젠지는 60점(37킬)으로 16위를 기록했다.
DN 프릭스는 첫날 2위로 출발해 2일 차까지 3위를 지켰으나 마지막 날 25점 추가에 그치며 6위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꾸준한 상위권 성적으로 시즌 전체 PGS 포인트 3위를 차지 PGC 티켓을 확보했다.
FN 포천은 창단 9개월 만에 9위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고 젠지는 비록 파이널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시즌 누적 포인트로 PGC 8위 자리를 지켜내며 체면을 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은 총 6개 팀이 'PGC 2025' 출전권을 확보했다. DN 프릭스와 젠지가 PGS 포인트로 진출했고 국내 리그 성적 기준으로 T1, 배고파, FN 포천, 아즈라 펜타그램이 추가 슬롯을 확보했다. 이는 단일 국가 기준 PGC 역사상 최다 진출 기록이다.
◆ 유럽의 벽 그러나 한국의 저력은 여전하다 | | 1 | |
PGS 10의 주인공은 분명 유럽이었다. 버투스 프로의 정상 등극과 트위스티드 마인즈의 준우승은 'PGS는 유럽 리그'라는 인식을 주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숫자로 그리고 내용으로 분명한 존재감을 남겼다.
DN 프릭스는 경기 운영의 정교함으로, 배고파는 폭발적인 순간 화력으로, FN 포천은 신생팀의 근성으로, 젠지는 노련함으로 각자의 색을 드러냈다.
그 결과 한국은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팀을 글로벌 파이널 무대로 올렸다.
◆ 다음 무대는 방콕...이제는 진짜 세계 챔피언을 향해
이로써 2025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 2025)' 출전 팀들이 모두 확정됐다.
한국 6개 팀을 포함한 세계 각 지역 대표 32개 팀이 오는 11월 28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하는 PGC 2025에서 진정한 '세계 최강'의 타이틀을 두고 격돌한다.
결승전은 12월 12일부터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