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성과
전문가 "자산 배분 고도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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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운용수익률은 36.43%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32.78%인 것과 비교하면 3.65%포인트 더 높다.
지난 1월 말 5.38%에 그쳤던 수익률은 국내증시 회복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지난 5월 말 14.83%까지 올라섰다. 상승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6월 말에는 31.34%를 기록하며 반년 새 6배가량 올랐으며, 7월과 8월 역시 30%대 선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국내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 투자액의 16.70%를 삼성전자에 투자했으며, 6.93%를 SK하이닉스에 투자했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3.75%), 삼성바이오로직스(3.39%), 현대차(2.43%), 기아(2.07%), 네이버(2.04%), 셀트리온(2.00%) 등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분야별로 보더라도 정보기술(28.7%), 산업(22.1%), 금융(12.1%) 등 올해 주식 상승률이 높은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점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금운용지침 및 규정에 따라 올해 종목별 투자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투자 행태가 포트폴리오를 자주 변경하기보다는 다소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성향을 보이는 만큼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 국내주식 투자 규모를 늘린 만큼 수익금 역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금융투자를 통해 운용하고 있는 자산 1320조6390억원 중 국내주식에 투자한 비중은 14.9%(196조2550억원)다. 지난해 말 11.5%(139조7220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비중과 액수 모두 크게 늘린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6.94%의 수익률을 기록해 10조2400억원의 손실을 봤다.
국민연금 측은 "새정부 정책 기대와 밸류에이션 회복 등으로 국내주식 상승세가 지속되며 양호한 운용수익률로 기금 전체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기금의 안정적인 성과 제고와 위험 분산을 위해 국내채권의 비중을 축소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해답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국 편향 현상이 이어지는 것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효율성 저하를 의미하는 데다, 국내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역시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어떻게 할지 다시 생각해볼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자산 배분 체계를 고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23년 수행한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적립금 규모는 2040년 최대적립 시점을 지나 급격히 감소한 뒤 2055년에는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2064년까지 고갈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우려는 상당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금의 규모가 급격히 성장한 이후 고갈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산배분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며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신속한 투자를 통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자산군을 더 세분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