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팜비치 개발사업 참여 검토
자율형 AI 에이전트, 유통 접목 모색
화성테마파크 '콘텐츠 확장'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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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경쟁력'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해 온 정 회장이 협력의 무대로 미국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신세계그룹의 중장기 글로벌 전략 방향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2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만찬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 16~18일 플로리다와 LA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창업자,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 등과 연이어 만났다.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 이후 신세계그룹의 플로리다 팜비치 개발 사업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점이다. 팜비치 개발은 트럼프 주니어가 참여 중인 투자회사 '1789캐피탈'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위치한 지역이다. 이날 만남에는 1789캐피탈 공동 창업주들도 동석해 정 회장과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와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미국 사업을 함께 논의한 적은 없다"며 말을 아껴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자택에 5박6일 머문 데 이어 지난달에도 트럼프 주니어와 스페인에서 만남을 가진 바 있지만 사업 협력 가능성은 공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방미를 계기로 개발 사업 참여 가능성이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양측 관계가 사적 네트워크를 넘어 실질적 사업 협력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 측은 "해당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AI 도입' 목표도 보다 분명해졌다. 성탄절 만찬에 앞서 백악관을 방문해 마이클 크라치오스 과학정책실장과 면담하고, 미국 정부의 AI 전략과 연계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면서다. 또 플로리다에서는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의 창업자 미샤 라스킨과 만나, 해당 기업이 개발 중인 '자율형 AI 에이전트' 기술을 유통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신세계그룹은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상품 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매장 운영, 고객 서비스까지 유통 전 과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신세계아이앤씨를 중심으로 무인 계산대, 매장 관리 솔루션 등 리테일 테크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온 만큼, 이번 만남은 내부 시스템 고도화를 넘어 외부 AI 기술과의 결합 가능성을 직접 점검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콘텐츠(IP) 분야에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인 데이비드 엘리슨과도 만나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파라마운트가 보유한 브랜드와 캐릭터를 도입해 경기 화성시 남양읍 일대 4.23㎢ 부지에 조성되는 프로젝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파라마운트를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사로 선정한 바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9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투입하는 초대형 개발인 만큼, 정 회장이 직접 협력 구도를 챙기고 추가 협업 가능성을 논의하는 모습이다. 파라마운트 IP를 활용한 상품 개발과 콘텐츠 확장 등도 이번 회동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일각에선 이마트의 내수 실적 안정세가 이 같은 글로벌 행보를 가능케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되자, 방어 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중장기 성장 축을 다시 점검할 여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 협력 논의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