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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 운용능력이 성패 좌우”… 한투증권, 역량 강화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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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5. 12. 25. 17:53

운용자금 10조 목표… 리스크 최소화
전담 부서 신설, 전문 인력 3배 확대
발행어음 포함 총 운용자금 30조대
IB·리테일 연계 수익 다각화 기대감
"IMA(종합투자계좌)의 성패는 상품 출시가 아니다.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렸다."

한국투자증권이 IMA 1호 상품 완판에 성공한 가운데 수조원을 운용하게 된 김성환 사장의 어깨도 무겁게 됐다. 금융당국이 IMA 1호 사업자로서 시장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주문하면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IMA를 통한 운용 자금 목표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되면 발행어음을 포함한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자금은 30조원에 가깝다. 업계서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능력과 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두는 배경이다.

이 같은 우려에 최근 김 사장은 IMA 상품 출시 간담회에서 '자금 운용 역량'을 강조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수년간 운용한 발행어음 노하우를 바탕으로 IMA 시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1조원 규모의 IMA 1호 상품에 이어 당장 다음 달부터 IMA 2호 상품 출시도 예정된 상황이다.

업계선 한국투자증권의 IMA 상품이 연달아 나오면서 10조원이 넘는 자금 운용 역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IMA는 원금보장형 상품인 데다 고객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운용 능력이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IMA전략부와 투자전략부 등 인력을 현재 12명에서 최소 22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출시 예정인 IMA 상품 물량까지 감안한다면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최소 40명까지 내·외부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출시한 IMA 1호 상품 외에 한국투자증권은 IMA 상품 전체 한도를 최소 10조원까지 키워 나갈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에는 현재 인력보다 3배 이상으로 인재를 확보해 IMA 운용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IMA 성패의 가장 큰 리스크는 '원금보장'인 만큼, 고수익보다 안전하고 엑시트하는 데 문제가 없는 투자처를 발굴·집행하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IMA 1호 상품의 수취금 대부분을 기업금융에 투입했다. 자금 대부분은 인수금융과 회사채 등의 기업금융으로 투입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해외 쪽 기업금융에도 일부 투입한다. 기본적으로 국내 위주 투자가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기업금융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부 자금의 유동성을 위해선 단기물에 투자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한국투자증권이 IMA 상품 한도를 10조원까지 확대하는 배경엔 수익 구조 다각화가 있다. 올 3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2조219억원으로 발행어음 잔고는 18조7000억원 수준이다. 발행어음 한도가 자기자본의 200%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최대 한도액은 24조원이 된다. 여기에 IMA 한도까지 더하면 자기자본의 300%까지 조달이 가능하다. 현 자기자본 기준 약 36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IMA 사업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는 물론 리테일 부문과의 연계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IMA 사업을 통해 운용과 성과 보수를 확보해 수익원이 다각화될 뿐 아니라 IB부문에서 더 많은 기업들과의 거래 및 협업의 기회를 노릴 수 있어서다. 이 외에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채권 발행, 인수금융 등의 수익원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IMA상품 한도를 최대한으로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증권업계서도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IMA사업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 2조2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2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수십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의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3일 이찬진 금감원장도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방문해 "모험자본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혁신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을 선별하는 '옥석 가리기'도 중요하다"면서 "생산적 금융 취지에 맞게 자금이 활용되도록 자체적인 관리와 감독 체계에서도 모범을 보여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위해 올 초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그룹을 신설하고 IMA 전담 부서를 마련해 수신과 수익률, 배당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마련했다. 투자할 자산 선정과 이에 따른 리스크 등을 협의하는 IMA투자심의위원회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선 앞으로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기조로 인해 개별 증권사들의 우량자산 선별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조원대 자금을 운영하게 된 대형 IB들이 원금 보장을 하면서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는 투자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운용 기간 동안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도 관건"이라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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