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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시아투데이 금융포럼] “상품설계·판매·관리까지… 금융소비자 보호 최우선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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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 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3. 26. 17:56

금융소비자 보호 현주소와 선결과제
금융산업 신뢰 회복 위해 변화 시급
특정부서 아닌 '전사적 과제' 떠올라
고객·금융사 신뢰 쌓아야 시장 안정화
사후대응→사전예방 체계 전환 필수

금융소비자 보호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금융권의 대응 방식도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에는 민원과 분쟁을 중심으로 한 사후 구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 보호를 내재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투데이 금융포럼에 참석한 금융회사와 감독당국, 학계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소비자 보호는 더 이상 특정 부서의 역할이 아닌 전사적 과제"라며 "금융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패널 토론자로 나선 김경호 미래에셋증권 금융소비자보호본부 본부장은 금융소비자보호의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불완전판매의 원인과 일명 '블랙 컨슈머'들의 문제 등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에도 왜 불완전판매가 계속될까 고민해보면, 총 네 사람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첫번째는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상품을 만드는 사람, 두번째는 투자 위험성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판매하는 사람, 세번째는 저위험·고수익만 생각하는 투자자, 마지막으로 규제만 늘리는 금융당국에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판매하는 금융사 직원의 경우, 고객에게 불리한 점은 숨기고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것에만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영업직원들의 경우,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임에도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라는 안일함을 갖고 소비자들에게 상품 판매를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특히 투자자들 또한 '자기책임' 원칙을 생각하지 않고, 안전하면서도 원금보장이 되고 수익이 많이 나는 상품을 찾는 것 또한 불완전판매의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 보호와 금융당국은 파트너같은 관계"라면서 "사고가 날 때마다 설명서와 녹취를 늘리는 식의 규제 강화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도 실효성 있는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숙연 하나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장은 최근 하나은행에 수백건의 민원을 제기한 일방적 주장 해결의 집단행동 목적 민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성 부장은 "최근 한 달 동안 내부적으로 접수된 건을 제외하고 430여건의 민원이 집단성으로 한 곳에서 들어왔다"며 "이들은 중도금 대출을 받기 위한 소비자들로, 아직 대출이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이유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민원 분쟁은 소비자와 금융사간 건전하고 건강하게 협의하면서 해결해야 하자는 취지인데, 집단 민원은 해결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진짜 해결해야 할 민원 처리가 힘들어진다"면서 "투자자들도 민원을 제기할때 금융사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제도로써 이용해달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민원 환경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진원 현대해상 팀장은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민원 문안을 작성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민원의 전문성과 복잡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생성형 AI 등을 통해 다양한 채널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외부 기관으로 접수되는 민원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외부 기관을 거치면 오히려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오 팀장은 "대외기관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상당수는 회사에 사전 접수 없이 바로 제기되고 있다"며 "단순 민원은 신속히 분산 처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악성 민원에 대한 보호장치 마련도 강조했다. 일부 소비자의 반복적인 민원 제기나 과도한 보상 요구로 현장 직원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사례도 있다"며 "직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 예컨대 분리 조치나 접근 제한 같은 수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건 발생 이후 대응에 집중했던 소비자 보호 체계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조직 개편과 함께 소비자 보호 중심의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황기현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감독총괄국 소비자보호감독총괄팀장은 "과거 소비자 보호는 민원과 분쟁 처리 중심의 사후 대응 체계였다면, 앞으로는 상품 설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사전 예방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역시 상품개발과 영업,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 팀장은 "현재의 단기 실적 중심, 영업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 소비자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는 조직문화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정보 비대칭 해소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소비자가 상품의 위험과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판매 단계뿐 아니라 설계와 사후관리까지 포함한 전 단계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며 "관련 법·제도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발표자 대표로 토론에 나선 조혜진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민원을 단순한 갈등 요소가 아닌 '신뢰 부족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소비자가 금융회사 대신 감독당국이나 공공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절차를 몰라서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공정성에 대한 기대와 신뢰 부족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은 결국 소비자와 금융회사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구조"라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생이 전제돼야 시장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악성 민원 문제 역시 존재하지만, 이를 이유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동시에 소비자 보호라는 본질적인 가치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며 "제도와 문화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서영 기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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