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수없이 좌절하고 도전…보물 같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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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창욱이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 사랑과 욕망 사이를 오가는 조원을 연기했다. 처음에는 사랑을 유희처럼 여기지만 희연(나나)을 만나면서 자신이 알던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조윤(손예진)에게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는 조원의 모순된 감정은 지창욱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깊게 들여다본 부분이기도 하다.
'스캔들'은 프랑스 고전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긴 작품이다.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 이어 8부작 시리즈로 다시 만들어지면서 조원과 조윤의 과거를 비롯해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을 보다 깊게 풀어냈다. 지창욱은 수많은 배우가 연기해온 원작의 발몽에 해당하는 조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지창욱은 '스캔들'을 "문학적인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빠르게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여백을 남기고, 배우들의 감정 역시 하나로 규정하지 않는 정지우 감독의 연출 때문이었다.
이미 잘 알려진 고전을 다시 연기하는 데 대한 부담도 있었다. 여기에 노출과 높은 수위까지 더해졌지만 지금의 나이라면 조원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조금 더 어렸다면 '사랑이냐, 사랑이 아니냐'라는 이분법적인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혼란스럽고 혼동되는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나이가 아닐까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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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은 희연에 대한 감정 역시 사랑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지만 사실 사랑하지 않았고, 다만 그녀를 분명히 살리고 싶어 했던 건 확실하다고 했다. 좋아하면서도 달아나고 싶은 양가적인 감정을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는 것이 조원을 연기하는 방식이었다.
손예진과의 호흡에서는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둘만으로 장면을 채워야 하는 순간이 많았던 만큼 "후배지만 동료로서 부끄럽지 않고 싶었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나나와는 촬영을 거치며 쌓인 유대감이 수위 높은 장면을 소화하는 데 힘이 됐다.
'스캔들'은 지창욱이 30대에 이어온 도전과도 맞닿아 있다. 자신의 30대를 "수없이 뜨거웠고 수없이 좌절했고 수없이 도전했던 시기"라고 돌아본 그는 익숙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선택해왔다.
"제 껍데기를 깨고 나가려고 굉장히 많이 두드리는 과정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스펙트럼도 넓히고 싶어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갈 수 있는 힘을 연습해야 하고 그런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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