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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살라미 전술 vs 南 그랜드 바겐 ..현실성은?

北 살라미 전술 vs 南 그랜드 바겐 ..현실성은?

기사승인 2009. 09. 2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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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북핵문제 해법으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제시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21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등이 주최한 오찬 연설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게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 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랜드 바겐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 폐기 조치에 나서면 체제보장을 비롯한 대북 정치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빅딜’을 말한다.
우리 정부는 북핵 프로그램 핵심부분의 폐기로 미사용 핵연료봉 방출, 영변 5MW 원자로 구성장치 폐기 등을 상정하고 있다.

그랜드 바겐은 북한이 그동안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서 그때마다 정치경제적 보상을 챙겨온 살라미 전술(흥정대상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야금야금 실속을 챙기는 전법)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또 북미 양자대화가 조만간 재개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북핵 문제의 핵심당사국으로서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핵과 관련한 일관적 타결방안은 이전에도 ‘포괄적 패키지’ 그리고 ‘통합적 접근법’이란 용어로 제시된 바 있다.

그랜드 바겐은 통합적 접근법을 보다 구체화하면서 패키지가 내포하고 있는 ‘보상’의 의미에서 서로 주고 받는 협상의 의미를 강조하는 표현이다.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때는 우리가 포괄적 패키지를 제안했을 때 미국측이 그랜드 바게닝(Grand Bargaining)이란 표현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그랜드 바겐 개념이 아직 제안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북한의 수용 여부에 따라 현실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먼저 북미간, 남북간 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의 시작단계부터 북한에게 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과 미국, 남한과의 불신과 대결구도를 생략하고 핵 프로그램 폐기부터 하자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백 연구위원은 “북한은 융통성이 없고 방어적인 심리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북핵문제는 동시행동적 원칙에 기반을 둔 단계적 접근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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