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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고 싶어? 축구장 가면 여기가 카메라 명당

뜨고 싶어? 축구장 가면 여기가 카메라 명당

기사승인 2010. 06. 1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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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자의 '궁시렁' 축구사랑]
오은희 기자] 옛날엔 그랬더랬다. 7080시절 시내 다방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목적에 따라 앉는 자리가 대충 정해져 있었다.

빚쟁이는 정문을 등진 구석자리로 가 앉았고 빚 받으러 온 사람은 문 앞에 떡버티고 앉아 위화감을 조성했다. 마담과 히히덕거리기를 즐기는 사람은 카운터 옆자리에 죽때렸고 차 나르는 ‘그 녀’를 마음에 둔 총각은 주방 쪽 자리에 앉아 들락거리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추파를 던졌다.

그렇다면 축구장에서 사람 따라 앉는 위치는 어떨까. 어느 구장을 가든 나름대로 ‘스탠드 공략’의 법칙이 있다.

◆VIP 꼴보기 싫어- 품위 유지족

축구장 관중석에서도 나보다 높은 분이 으스댄다면 왕짜증은 당근. 마치 자신들이 주인공인양 세리머니의 시간을 잡아먹는 VIP들이 꼴보기 싫은 사람은 귀빈석이 잘 안보이는 본부석의 좌우 스탠드를 좋아한다. 전광판에 VIP들의 얼굴이 나올때 궁시렁 소리가 나는 곳, 그곳이 그들의 ‘아지트’다. 비교적 경기흐름을 잘 쫓는 편이지만 가끔 VIP석에 야유를 보내는 꼼꼼함도 빼놓지 않는다.

◆축구도 식후경- 먹기위해 왔다, 왜?

현장 관람의 묘미는 먹거리에 있다. 허리춤에 숨겨온 비장의 ‘쐬주’는 관람의 흥분도를 극대화 하는 묘약이다. 현장에서 파는 먹거리도 평소와는 다른 맛을 자랑한다. 삼삼오오 팀을 이뤘다면 더할나위 없는 야외 파티다. 전광판을 마주보고 앉는 이유는 경기흐름을 놓치더라도 우선 ‘식신’이 되고 보자는 심사. 그래서 이 자리의 관중들은 게임 내용에 반응이 한템포 느린 특징이 있다. 허나 요즈음엔 ‘붉은 악마’ 공동 응원석에 밀려나 코너자리에 쳐박혀야 하는 ‘비운’이 심심찮케 발생한다. 그건 운명이다.

◆TV카메라 어딨니?- 함, 이 기회에 떠 볼까.

월드컵이 돌아오면 월드컵걸도 뜬다. 미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과감한 노출과 개성적인 옷차림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아 ‘월드컵걸’로 부상했다. 제2의 미나를 꿈꾸는 스타지망생들은 응원단 ‘붉은 악마’의 옆좌석에 빈대붙는다. 중계 카메라가 관중석을 훑을때 대규모 응원단을 먼저 비추기 때문에 그만큼 TV노출에 좋은 자리는 없다.

응원단 옆자리에 바짝 빌붙되, 절대 그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탱크탑과 해바라기 속눈썹, 귀여움을 강조하는 앙증맞은 뿔 머리띠는 필수다. 페이스페인팅은 양념.

복장이 완성되면 그 다음은 튀는 것 밖에 없다. 일단 중계 카메라의 방향을 예의 주시하다가 카메라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면 남보다 세배 열심히 ‘튀는’거다.

◆난 해설가 수준이야- 선수의 숨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경기는 물론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관심을 갖는 진짜마니아들은 일등석 하석을 선호한다. 선수들의 생생한 플레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봐야하는 단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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