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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주역, 김영진 민주당 의원

5.18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주역, 김영진 민주당 의원

기사승인 2011. 06. 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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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비폭력 평화 정신에 심사위원들 거듭 탄복



                                                                                                사진 / 이병화 기자
[아시아투데이=주진 기자] 김영진 민주당(광주서구을, 5선) 의원은 15일 “5.18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민주성지 광주가 이제 세계민주화운동의 성지로 65억 지구촌 인류의 가슴에 아로 새겨져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드높인 쾌거”라고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유엔과 세계시민들로부터 인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정의의 상징으로 인정받기까지 김 의원은 산파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부터 518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장을 맡아 온몸을 던져 '동분서주'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쾌거는 민주화 제단에 산화하신 5월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을 감동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본지는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나 5.18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과정, 성과,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 ‘5.18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확정’ 낭보를 들은 후 소감은.


"북받쳐 오르는 감격과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폭도에서 민주투사로,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뎌왔나. 그동안 늘 살아남은 자로서의 사명감, 책임감이 짓누르는 느낌이었는데, 낭보를 듣고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5.18기록물의 등재 확정 이후 4.19 관련 단체와 인사들이 찾아와 “419 기록물도 등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나라의 저항 역사는 일본제국주의에 맞선 31독립운동에서부터 4.19 의거, 5.18 민주화운동으로 맥을 이어왔고, 5.18은 필리핀의 민중혁명, 중국의 천안문 민주화운동 등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에 큰 영향을 줬다.
16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회의에 참석해 4.19 기록물 등재 문제를 논의하고, 귀국 후 4.19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의미는.


"이번 등재 결정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피해자들만의 오월, 광주만의 오월’을 넘어 오월정신의 세계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를 위해 노력한 모범사례로, 65억 지구촌 세계시민들의 교과서로 길이 기억되어야 함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욱이 광주를 민주화운동의 세계성지, 명실상부한 국제인권도시로서 인정받게 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드높인 쾌거라고 생각한다."

김 의원은 5.18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등재 의의로 첫째,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기록유산 가운데 고문서가 아닌 현대사 자료로는 최초이며, 둘째, 이미 등재된 다른 다라의 인권문서들과 달리 종합적이며 매우 방대한 분량이고, 셋째, 문화재청 등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기구 주도로 등재에 성공했다는 점을 꼽았다.




-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게 된 계기는.


"18대 국회에 들어와 교육과학기술위원으로 유네스코 한국위원에 선임돼 유네스코 아태지역 교육의원연맹 수석부의장을 맡게 됐다.
2009년 의장권한대행 자격으로 유네스코 총회 연설 차 파리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는데, 세계기록유산에 넬슨 만델라 형사재판기록,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인권문서, 심지어 5.18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1986년 필리핀 민중혁명 자료도 등재돼있었다. 당연히 518 기록물도 있겠거니 했는데, 아예 등재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해 12월 지역원로이신 조비오 몬시뇰, 강신석 목사, 지선스님을 상임고문으로, 5.18 단체 대표자(기념사업회, 유족회, 구속자회, 부상자회, 오월어머니집)와 시장, 교육감, 대학총장 등을 위원으로 등재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 해 3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 518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다.

"지난 해 11월 유네스코 등재심사소위원회가 열리기 직전인 10월말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가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 '5.18은 정권탈취를 위한 김대중 추종세력과 폭도들이 일으킨 반란'이라며 반대청원서를 내는 바람에 심사가 보류됐다.
그래서 파리 본부를 직접 찾아가 헵번 의장에게 '5.18은 가해자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이미 내려졌고, 입법부가 관련법을 3개나 만들어서 피해보상까지 마친 사건이다.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기념행사까지 하고 있고, 희생자 묘역도 국립 묘역으로 승격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육군본부, 국회사무처, 국가기록원, 주한미대사관까지 다니며 5.18 기록물 세계기록유산등재 동의서와 확인서를 받아 올 1월에 유네스코에 추가 제출했다.
지난 2월 국제자문위원회 심사 막바지에 한미우호증진협의회라는 극우단체가 ‘5.18양민학살은 북한군 특수부대 600명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4월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자청해 김황식 국무총리로부터 정부의 등재지원 답변을 받아냈고, 그 속기록을 영문으로 번역해 유네스코에 곧바로 보냈다. 결국 5월 23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심사에서 등재권고 결정이 내려졌고, 24일 보코바 사무총장의 서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 이번 518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는 정부 지원 없이 민간 NGO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는데.

"5월 영령들은 비정부기구가 (등재를) 추진하는 것을 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만약 정부가 추진했다면 앞서 보수단체들의 극심한 반대를 고려하다 결국 하지 못하거나 미뤄질 가능성이 높았다고 본다.
지역원로, 518 관련단체들의 열정어린 참여와 5.18 연구소를 갖고 있는 대학 총장들의 정책자문, 시의 재정지원이 큰 힘이 됐다.
또 전택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한 관계자, 장기원 유네스코 대사, 등재추진위 사무총장인 안종철 전 국가인권위 행정본부장 등 담당자들이 실무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 감사드린다."



                                                                                                  사진 / 이병화 기자
- 518 기록물의 양이 상당히 방대하다. 어떻게 모았나.


"등재추진위를 구성한 후 광주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을 모으고 있으니 참여와 협조 바란다. 기록물이 제출돼도 소유자는 시민 여러분이며, 후세에게 우리 광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주자’ 그랬더니 광주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렇게 해서 시민학생들의 일기, 일지, 사진 등 8만여점이 모였다.

5.18 기록물의 총 분량은 편철 4271권, 85만 8904페이지, 흑백필름과 사진 2017컷으로 한국판 ‘안네의 일기’라는 명칭이 붙은 여고생의 일기를 비롯해 학생과 시민들이 제작, 배포한 투사회보와 각종 성명서, 신문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현장에서 작성한 취재수첩, 사진 등이 포함돼있다.
‘국가기관이 생산한 기록물’로는 1980년 5월 당시 중앙정부가 각 기관에 시달한 비상계엄 및 소요사태에 대한 지시전달 문서, 광주전남 지방정부에서 생산한 5.18 일지, 피해상황, 수습대책 등의 문서가 있다.  ‘국회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회의록’, ‘미국의 5.18 관련 비밀해제문서’, ‘군사법기관의 재판자료 및 김대중내란음모사건자료’ 등은 주요 자료로 꼽힌다.
이 같은 생생한 현장 일지 등을 본 14명의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이 크게 감동했다고 한다.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동안 기관이나 가게가 하나도 털리지 않고, 범죄도 일어나지 않고, 어떻게 평화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나’. 광주의 비폭력, 평화 정신은 세계 민주화 역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탄복했다.
‘광주참상 KBS 최초 보도(본지 장두원 부회장) ’ 기록과 같이 아직도 기록유산에 등재되지 못한 자료들이 많이 있다. 흩어져있는 자료들을 더 모아 향후 추가로 등재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 향후 과제와 활동계획은.

"이제 5.18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이다. 유네스코 로고를 찍어 후세대들과 65억 세계시민들이 배우고 익히도록 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5.18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 교과서에 수록된 5.18 관련 내용을 수정해 인정교과서 채택을 추진하고, 금남로 가톨릭센터에 5.18 아카이브(Archive 기록보존소)를 설치해 기록유산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 보존함으로써 광주를 찾는 세계 시민들에게 쉽게 보급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유네스코 광주 5.18 국제평화센터도 설치해 명실상부한 세계적 인권도시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오는 2013년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회의 광주 유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인류 보편적 가치와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5.18 국제평화대상’을 제정하기로 했다. 유네스코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수여한다. 노벨상은 개인의 재산으로 수여하지만, 광주국제평화대상은 광주시민들의 기금을 모아 운영한다. 이 상이 제정된다면 아마 세계 유례없는 상이 될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3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미완의 과제들이 남아있다. 발포명령자에 대한 확인과 진상규명, 365명에 달하는 행방불명자의 명예회복, 채택이 보류된 국회 광주청문회 결과보고서 등 미완의 과제들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 김영진 의원이 걸어온 길

△ 농협 근무, 기독청년회 전국회장
△ 유신반대 광주YWCA사건 및 5.18민주화운동으로 2회 투옥
△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전남본부 상임공동의장
△ KNCC 광주인권위 총무
△ 국회의원(제13, 14, 15, 16, 18대. 5선)
△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
△ 제53대 농림부 장관
△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현)
△ UN/유네스코 아태지역교육의원연맹 수석부의장(현)
△ UN/유네스코 5.18기록물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장(현)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호남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 세계평화상 본상(2000년), 마틴 루터킹 국제평화상(2007년)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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