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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첨단 자랑하더니… 또 ‘국새 사기극’

[단독] 최첨단 자랑하더니… 또 ‘국새 사기극’

기사승인 2012. 05. 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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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발표와 달리 분석결과 이리듐 없어
-행안부, 결과 알고도 ‘이리듐 포함’ 판정


아시아투데이 홍성율 기자 = 제4대 국새가 ‘전통기법 사기극’으로 폐기된 가운데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희귀금속 이리듐을 넣어 최첨단 기법으로 제작했다던 5대 국새에 이리듐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국가 상징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5대 국새 감리를 주관한 국방기술품질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감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이리듐이 들어갔다고 판정했다.

아시아투데이가 입수한 5대 국새 감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국새 성분 분석결과, 5대 국새는 이리듐(Ir)이 포함되지 않은 금(Au·75.1%), 은(Ag·11%), 구리(Cu·12.5%), 아연(Zn·1.07%)의 합금이었다.

감리 보고서에는 ‘이리듐의 경우 장입량이 0.475g(0.01%)의 소량인 관계로 성분 분석이 어려웠으나 감리단 입회하에 장입을 확인했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5대 국새 성분 분석 시 KTR이 사용한 습식 분석법은 ppm(100만분의 1·0.000001%) 단위까지 검출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KTR 관계자는 “국새에 이리듐이 들어갔다면 성분 분석결과에 검출되는 게 당연하다”며 “검출되지 않았다는 건 이리듐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성분 분석을 담당했던 KTR 관계자는 “분석에 대한 결과나 내용은 의뢰자가 아닌 제삼자에겐 말해 줄 수 없다”며 “분석은 의뢰한 금속 성분에 한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물업계 관계자는 “행안부와 KIST가 국새 강도를 높이고자 이리듐을 넣었다고 밝혔으니 어떻게든 성분 분석결과에 나오게 했을 것”이라며 “그들의 해명처럼 감리단 입회하에 넣었다고 할 거면 성분 분석은 대체 왜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합금이 어렵고 값비싼 이리듐을 굳이 넣을 이유가 없다. 기존 국새처럼 18K(금 75% 이상) 합금으로도 충분한 강도를 지닌다”며 “이는 4대 국새 때 전통기법으로 사기를 쳤듯 5대 역시 KIST의 기술 부재를 최첨단 기법으로 포장하려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리듐이 들어갔다는 최종 결론은 감리단이 아닌 행안부와 국새 제작위원회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행안부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 감리단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앞서 4대 국새를 만든 민홍규 전 제작단장은 금·은·구리·아연·주석 등 오(五)합금을 쓰는 전통 기법으로 국새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성분 분석에서 주석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KTR의 5대 국새 성분 분석 시험성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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