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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이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의장 자격으로 의사봉을 직접 들고 주총을 진행한 것이다. 삼성가(家)의 오너가족이 주총에 참석한 것도 이례적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이 사장이 유일하게 의장직을 수행했다.
이 사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물론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동생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회장 등 삼성그룹 3세 경영인 중 유일하게 주총장에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녀인 이 사장은 삼성 3세 경영인 중 유일하게 회사업무의 법적인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직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짙은 감색 투피스를 입고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뒤, 주주 180여명 앞에서 25분간 열린 주총을 직접 진행했다. 이 사장이 주주들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공고히 할 뿐 아니라 여성기업인으로서의 자신감의 발로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그동안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 외모 뿐 아니라 업무 추진 스타일과 경영방식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삼성가 장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날 열린 대기업 주총들은 대체적으로 ‘안건상정-동의-제청-통과’의 패턴이 반복되며 별다른 이견없이 무난하게 진행됐지만, 대기업 주총들이 같은 날 일제히 맞물려 소액주주들의 유일한 창구가 봉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윤부근 생활가전(CE) 부문 사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을 사내이사에 합류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기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3인의 대표이사 체제로 진영을 갖추며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평이다.
또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는 추세에 발맞춰 ‘기업의 사회적책임(CRS) 위원회’를 설치를 의결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화성 반도체 사업장 불산누출 사고, 이 부회장 아들의 영훈중 사회적배려자 입학 논란 등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서울시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김충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하며 오너가(家)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정 부회장의 경우 현대차 외에도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6개 회장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등기임원 의무를 충실히 다할 수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주총도 30여분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이날 LG전자는 울트라HD(UH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옵티머스G 등 시장선도 제품으로 제품개발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년 여동안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늦장 대응, 주력제품군인 TV, 냉장고 등의 판매 감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가도 하락해 주주들이 적지 않은 고통을 감내해왔다.
소액주주들은 이 회장 퇴임을 요구하며 경비원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한 때 119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