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물가 | 0 |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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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추세를 벗어났다. 다만 5월(-0.3%) 마이너스 물가 상승에 이어 두 달 연속 ‘초저물가’ 상황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전년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 다만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지면 -0.01%로 사실상 하락이 유지되는 모양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률은 매뉴얼상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가 공식 물가라 0.0%로 보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에 12개월 연속 1%를 밑돌다 올해 1∼3월에는 1%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4월에 다시 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5월에는 작년 9월(-0.4%) 이후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물가 상승 폭이 둔화되고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교육지원 확대 등 공공 서비스 물가도 내려가면서 초저물가 기조가 이어졌다. 석유류(-15.4%)와 공공서비스(-2.0%)가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4.6%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0.35%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돼지고기(16.4%), 국산 쇠고기(10.5%) 등 축산물 가격 급등(10.5%)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진작을 위해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심의관은 “돼지고기(16.4%), 국산 쇠고기(10.5%)가 많이 올랐고 소파(12.1%), 식탁(10.8%) 등 가구 물가가 올랐는데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지 않았나 본다”며 “다만 6월 물가 전체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 영향에 0.6%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2%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3% 내렸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보합이었다.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KF94 마스크의 오프라인 가격은 1600원대, 온라인은 2100원대로 나타났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안 심의관은 “6월까지 오른 국제유가가 7월 물가에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상승할 것 같고, 소매판매가 조금 살아나고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나며 수요 증가가 일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라며 “하락 요인은 교육부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수요 감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