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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연금의 독립성 제고 서둘러야

[칼럼] 국민연금의 독립성 제고 서둘러야

기사승인 2018. 07. 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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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국민연금이 30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했다. 스튜어드는 청지기란 말이고 스튜어드십코드는 청지기가 지킬 규범이란 말이다.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운용하고 관리하는 국민연금이 영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서 더 적극적으로 국민의 노후자금을 지키는 훌륭한 청지기가 되겠다고 하는데 왜 다수의 전문가들은 ‘연금관치주의’를 우려하고 있고, 또 왜 다수의 기업들도 조심스럽지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은 다음 세 가지 점을 이해하면 금방 풀린다. 첫째,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이란 쉽게 말해 국민연금이 국민들이 적립해온 노후자금들로 매입한 주식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둘째, 국민연금이 워낙 여타 연금에 비해 ‘연못 속의 고래’로 비유될 정도로 압도적 규모여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최대주주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은 복지부 산하로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의 영향력 아래 있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국민연금이 기업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기업과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비롯해 다양한 주주권을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에 반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으로 이제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에 대해 간섭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을 달아 놓은 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우려가 근거가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최근 KB금융의 노조 추천 이사 선임에 대한 주총 안건에 대해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찬성투표를 던졌지만, 외국인 주주들이 결집해서 반대표를 던진 사례가 있었다. 주식가치에 민감한 외국인 주주들까지 결집해서 반대한 것을 보면 아마도 국민연금의 이번 주주권 행사는 주주의 이익에 충실한 청지기 역할을 했다기보다는 정치적
지배 권력의 생각에 부합하고자 했던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정부나 국민연금도 이런 시중의 우려를 의식했는지 종종 국민연금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의 이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고치고자 하는 구체적 언급이나 노력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비대칭성으로 인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도입에 대해 기업들은 이것이 자신들의 경영에 대한 간섭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정부는 공정거래법 개편을 통해 민간 기업집단에 대해 계열금융회사 등의 의결권은 지금보다 더 제한하고, 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정부의 의사를 더 강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 소비자들의 선호가 가장 잘 반영되게끔 시장이 작동할수록, 혹은 여타 정치적 의도가 반영되는 정도가 차단될수록 그 경제가 잘 작동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경제가 작동할수록 국민의 노후자금이 더 안전하게 잘 불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이 정말 훌륭한 청지기가 되고자 한다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하루빨리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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