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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위기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야

[칼럼] 경제위기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야

기사승인 2020. 04.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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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긴급’이라는 접두어를 붙인 경제조치들이 많아지는 요즘 특히 정책담당자들이 음미해봤으면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 이제 이 사태가 초래할 경제적 폭풍을 잘 견디면서 경제 활동을 회복시키고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잃어가던 경제 활력을 어떻게 되살리느냐가 중요해졌다.

올해 3월까지 1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2분기에도 취업 부진에 일시 휴직 등으로 가계들이 겪을 고통이 더 커질 것 같다. 그러다보니 현재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은 일단 이런 고통을 완화하는 ‘진통제’ 처방에 집중돼 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의 투입, 일시적인 공공일자리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그런 진통제 처방은 많은 국가들이 하고 있지만, 오히려 부가가치를 지닌 생산 활동의 회복을 지체시킬 수 있다. 만약 부가가치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지도 않았는데 진통제 처방에만 매달리면, 즉 국채를 과도하게 발행하고 이것이 주는 시장 이자율 인상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국채를 매입해서 마구 돈을 풀면, 경제는 또 다른 어려움에 처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많은 가계들이 지출을 줄여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고물가 속 실업’(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진통제 처방이 정치적 이유로 불가피하더라도 이런 임시 처방에 상대적으로 덜 기대면서 이런 위기를 벗어날수록 그만큼 근본적인 회복이 빨라질 것이다. 그런데 너무 조급증에 빠지면 진통제 처방에 더욱 의존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제의 회복은 오히려 지체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정책당국자들이 유념했으면 한다. 


사실 정부가 어려운 기업들과 자영업자들 등에게 대출만기 유예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은행에서 이를 전부 수용할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상당수 채무자가 빚을 갚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만기의 연장이나 더 많은 빚을 내면 당사자들은 당장의 문제를 모면할 수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은행 등 금융권에 부실채권이 쌓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실물경제의 위기가 금융위기로 확산되고 자칫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그래서 기업과 가계 모두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지원에는 어쩔 수 없이 많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자칫 정부가 해줄 수 없는 것까지 ‘잘못’ 기대하고 있다가는 더 큰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앞으로 닥칠 고용위기가 불안해서겠지만 현재 정부는 기업들에게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총고용을 유지한다’는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아울러 후일 그 기업이 내는 ‘이익을 공유한다’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가 그 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매입했다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서 그 주식의 가격이 높아졌을 때 주식의 매각을 통해 이익의 공유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일견 매우 합리적인 원칙 같지만, 이런 정책의 발상 속에는 ‘조급함’이 숨어 있다. 조금이라도 고용을 유지하려고 ‘총고용의 유지’를 조건으로 내세웠겠지만 당장 몇 달을 버티기 힘든 기업으로서는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막대한 차입을 할 것인지, 차라리 사업을 접을 것인지 새로운 고민에 빠질 것이다. 정부도 이런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려면 특정 기업에 대해 대규모 자금지원을 할 수밖에 없고 여타 산업계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된다.

또 이런 전제조건을 붙일수록, 그런 지원을 한 기업이 이윤을 내기보다는 손실을 낼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이윤 공유의 기회는 더 멀어질 것이다. 정부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해당 기업의 주식 취득도 정부가 경영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기업들이 긴급자금 지원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 정책당국자들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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