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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부동산 기우제

[아투 유머펀치] 부동산 기우제

기사승인 2020. 11. 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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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인도의 명문 귀족 집안에서 연 국제적인 연회석상에서 주빈이 기상천외한 화두를 제시했다. 자그마한 이쑤씨개 하나로 커다란 코끼리를 죽이는 방법을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사무라이의 나라 일본에서 온 사람이 냉큼 일어서서 대답을 했다. “죽을 때까지 찌르면 된다”는 방안이었다. 섬나라 일본의 잔혹한 민족성의 발현이기도 하다.

선비의 나라 한국에서 온 사람의 얘기는 달랐다. “그렇게 난리를 피울 일이 아니다. 죽기 전에 한 번만 찌르면 된다”는 것이었다. 칼(武)보다는 글(文)을 숭상해온 한민족의 인문학적 대응이다. 그런데 중국인의 느긋한 언행은 역시 중국사람다웠다. “한 번 찌르고 죽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만만디(慢慢的) 기질을 지닌 대륙성 발언이다.

북미 대륙 애리조나 사막지대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던 인디언들의 기우제도 특별했다. 척박한 토양에 비가 절실했고 생존을 위해 기우제를 지낼 수밖에 없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 비결은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었다. 작금의 주택정책이 인디언 기우제를 닮았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현 정권 출범 이후 3년여 동안 20여 차례에 걸친 부동산 정책이 나왔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가시적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다. 정부는 자화자찬하는 입장이지만 시중에는 주거 불안이 가중되면서 가을 이사철을 맞아 미증유의 전세대란마저 벌어진 형국이다.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약자를 제비뽑기로 정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돈을 내고 집을 보라는 임대인과 돈을 주면 나가겠다는 임차인의 갑질이 동시에 발생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엇박자에 역효과를 동반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땜질처방으로 뒤죽박죽이 된 정책이 총체적 난맥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택 정책이 이념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러다가 인디언들처럼 비가 내릴 때까지 부동산 기우제를 지내는 것은 아닐까. 만신창이가 된 코끼리가 죽을 때가 다 되었을 때 한 번만 찌르면 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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