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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로남불 전성시대

[칼럼] 내로남불 전성시대

기사승인 2020. 11. 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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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은 사랑의 요람일까 불륜의 온상일까. 그것은 시쳇말로 개인의 성인지 감수성에 따라 견해가 엇갈릴 것이다. 그래서 러브호텔에서는 이런 일도 벌어졌다. 중후한 품격이 배어나는 중년 남성이 젊은 여성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러브호텔 방을 막 나서는 순간 복도 안쪽 다른 방에서 나오는 남녀 한 쌍과 마주쳤다. 잘 생긴 남자와 손을 잡은 채 놀란 표정을 짓는 여자는 바로 자신의 아내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부간에 격한 말싸움과 삿대질이 오갔다. “당신이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비방과 탄식의 몸부림이었다. ‘나는 사랑인데 너는 불륜’이란 우격다짐과 다를 바 없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나이 지긋한 여관 주인이 달려나와 하는 말이 더욱 기막혔다. “아이쿠! 도쿠이끼리 왜 이러십니까?” ‘도쿠이’는 일본어에서 비롯된 ‘단골’이란 뜻의 방언이다.

‘내로남불’이란 사자성어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뜻의 이 신조어는 천박한 정치판이 확산시킨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만사가 그렇다. 내가 하면 예술이고 남이 하면 외설이다. 내가 하면 투자지만 남이 사면 투기가 된다. 사위가 처가에 들락거리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아들이 처가에 자주 가는 것은 꼴불견이다.

이웃 여자가 시나브로 학교에 가는 것은 치맛바람이지만, 내가 학교를 자주 찾는 것은 교육열 때문이다. 버릇 없는 남의 아들은 문제아지만 어른에게 대드는 내 아들은 자기주장이 뚜렷한 것이다. 못난 정치문화는 남은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이중인격자들에게 면죄부를 준다. 그렇게 ‘내로남불’은 ‘조로남불’에서 ‘추로남불’로 발전적(?)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례도 풍성하다. 특목고와 해외유학, 부동산 축재와 뇌물수수, 성추행과 문서위조, 조국사태와 정의연 파동에서 검찰개혁과 당헌개정 논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내로남불’이라는 촌평이 등장했을 정도이다. 내로남불은 개혁과 정의란 단어를 코미디로 전락시키고 정치에 대한 환멸을 조장한다. 내로남불이야말로 적폐의 변종 바이러스를 양산하는 불륜의 러브호텔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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