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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수행무상(修行無常)

[아투 유머펀치] 수행무상(修行無常)

기사승인 2020. 11. 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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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젊은 수행승이 발심을 하고 입산 수도에 들어갔지만 춘정(春情)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는 법력이 높은 주지 스님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고견을 청했다. 그런데 주지 스님의 답변은 뜻밖에도 “나도 한 달에 한 번은 그렇다”는 것이었다. 수행승은 부질없이 솟구치는 젊음을 잠재우는 것 또한 세월이 약인가 보다 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때 등 뒤에서 들려오는 주지 스님의 일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지만 나는 한 번 그러면 한 달은 간다...” 수행의 지난함을 설파하는 익살과 달관의 화법일 것이다. 화엄경의 중심 사상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다는 뜻이다. 수녀님이 등장하는 이 우스갯소리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젊은 수녀님과 나이든 수녀님이 택시를 탔는데 가운데에 영화배우 못잖게 멋진 청년이 앉아 있었다. 택시가 굽이길을 돌면서 청년의 몸이 좌우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럴 때마다 두 수녀님의 기도 소리가 달랐다. 한쪽은 “주여!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였는데, 다른 한쪽은 “주여! 당신 뜻대로 하소서”였다는 것이다. 수행과 기도의 편의주의를 경계하는 유머다.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 스님이 ‘건물주 논란’에 휩싸였던 혜민 스님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제기하면서 불교계에 적잖은 파란을 일으켰다. ‘연예인’ ‘사업자’ ‘도둑놈’ ‘기생충’ 등 원색적 표현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일은 현각 스님의 공격으로 혜민 스님이 활동 중단을 선언한 다음 날, 현각 스님이 혜민 스님을 ‘아름다운 사람’ ‘영원한 도반’이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이 무슨 촌극인가. 두 스님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엘리트 비구들이다. 또 베스트셀러 출판과 잦은 방송 출연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 스님들이다. 이들의 뜬금없는 반목과 화해는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한국의 선불교는 불립문자(不立文字)다. 학식과 언설은 수단일 뿐이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은 왜 보나. ‘무소유’를 설파하면서 ‘풀소유’에 집착한다면 그 또한 내로남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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