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아투 유머펀치] 흑호대망(黑虎待望)

[아투 유머펀치] 흑호대망(黑虎待望)

기사승인 2022. 01. 02. 17:3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동물 왕국 간에 전쟁이 일어났다. 호랑이가 총사령관이 되어 다양한 동물로 구성된 군대를 인솔하게 되었는데, 서로를 불신하며 승산이 없다는 불평불만이 터져나왔다. “당나귀는 입만 길고 멍청하다” “토끼는 소문난 겁쟁이다” “개미는 너무 작아서 쓸모가 없다” “곰은 덩치만 크고 느리다” 그러자 총사령관인 호랑이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갑론을박을 질타하며 전략을 제시하자 더 이상 군말이 없었다.

“당나귀는 입이 길쭉하니 나팔수로 쓸 것이다” “토끼는 발이 빠르니 전령으로 활용할 것이다” “개미는 눈에 잘 띄지 않으니 게릴라로 활동할 것이다” “곰은 힘이 세니 군수 물자를 조달할 것이다” 무릇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고 했다. 이렇게 쓰임새를 잘 아울러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정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일 것이다. 2022년을 맞이하는 국민은 이런 지도자를 대망한다.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과 매우 가까운 동물이었다. 근엄하고 용맹한 모습도 그렇지만, 우스꽝스럽고 익살스러운 모양으로도 자주 등장했다. 사람들은 의인화된 호랑이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희로애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黑虎)는 좀 더 본래의 역할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잡귀와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위용이다.

우리 역사에서 ‘자가격리’의 원조는 곰과 호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단군신화 이야기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으며 자가격리 기간을 채운 곰은 웅녀(熊女)로 변해 겨레의 어머니가 되었다. 참을성이 부족해 자가격리에 실패했던 호랑이 또한 죽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상극과 쟁탈이 아닌 상생과 공존의 홍익인간(弘益人間)을 표방한 단군신화의 위대한 교훈 덕분이다.

더구나 경쟁에서 승리한 곰에 대한 민간의 이미지는 ‘미련 곰탱이’로 전락하기도 한다. 반면 실패한 호랑이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친숙한 캐릭터로 설화와 민화에 자주 나타난다. 승패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긍정적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코로나 창궐의 위기 속에서도 위선과 야합 그리고 분열과 갈등의 정쟁만 되풀이하고 있는 우리 정치문화를 바라보며 임인년 호랑이의 굴기를 떠올린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