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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어쩌다 촉법소년

[아투 유머펀치] 어쩌다 촉법소년

기사승인 2022. 04. 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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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최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에 전원주택을 마련하고 이사를 오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정치학회 특강에서 소개한 유머이다.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어느 초등학생이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전 과목이 ‘가’였지만 딱 한 과목이 ‘양’이었다. 그런데 아들의 성적표를 받아든 아버지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점잖게 한마디했다, “모든 과목을 골고루 공부해라. 한 과목에만 너무 치중하면 못써...”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풍자이면서 부전자전(父傳子傳)의 쓴웃음을 자아내는 유머이다.

이런 부자유친(父子有親)의 우스갯소리도 있다. 가난한 아버지와 아들이 생활고를 비관해 서울의 63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런데 둘 다 멀쩡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는 ‘제비족’이고 아들은 ‘비행청소년’이기 때문이었다.

법무부가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觸法少年)의 연령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고 한다. 촉법소년 연령 하한선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모양이다. 촉법소년들의 강력범죄가 해마다 늘어나는 데다 갈수록 흉포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형사처벌 면제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데에 따른 귀결이다.

심지어는 “우리는 사람을 죽여도 교도소에 안 간다”고 키드득거리며 대놓고 못된 짓을 일삼는 아이들까지 등장하는 판국이니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처벌 연령을 낮춰서 소년 범죄가 줄었다는 나라가 없고, 처벌 만능주의가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미처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기회를 앗아버리는 몰인정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아무튼 아이들의 범죄와 비행은 부모와 학교의 잘못이 크다. 가정불안과 교실붕괴 그리고 위선과 반칙이 횡행하는 내로남불의 사회가 그 숙주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는 ‘무지개’란 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다. 틈만 나면 가재나 게처럼 뒷걸음이나 옆걸음질 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는 똑바로 걸으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탓인 것이다. 내 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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