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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또 좌초된 ‘삼성 통장’…카드업계 한숨쉬는 까닭

[취재후일담] 또 좌초된 ‘삼성 통장’…카드업계 한숨쉬는 까닭

기사승인 2023. 07.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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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숙원으로 꼽혔던 '종합지급결제업(이하 종지업)' 도입이 일단 무산됐습니다. 종지업은 신용카드사도 은행처럼 '삼성·현대통장'과 같은 카드사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는 제도인데요. 그런데 최근 금융당국이 '추가 검토하겠다'며 선을 그으면서 사실상 종지업 허용 여부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종지업을 발판삼아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거나 은행에게 지불했던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를 기대했던 카드사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개선안을 통해 비(非)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 확대·허용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요점은 '동일 기능·리스크·규제' 원칙에 따라 지급결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가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은행권과 한국은행은 종지업 허용을 반대해왔습니다. 은행이 보유한 수신(예·적금) 역할이 침범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죠. 일례로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이 같은 계열사인 은행 예적금 상품과 경쟁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카드업계는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카드사 통장을 발판삼아 간편결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죠. 최근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네이버·카카오)의 영향력이 커지자 카드사들은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출시하는 등 플랫폼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종지업 논의가 언제 다시 추진될 지도 요원한 상황"이라며 "은행권 등 여러 관계기관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은행 금융결제망 이용 및 규제 등 다양한 걸림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그동안 축소돼왔던 카드 혜택이 늘어날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입니다. 종지업이 허용되면 카드사들은 은행에게 부담하는 수수료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절감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카드 혜택으로 되돌려 줄 수 있죠. 카드사들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 모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받고, 소비자들은 카드 통장을 이용하는 대신 무이자 할부·포인트 지급 등 좋은 혜택을 누리는 방식인 셈입니다. 은행권과 비은행권간 건전한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도와도 맞아 떨어집니다. 멈춰진 금융당국의 종지업 논의가 다시 추진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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