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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포스코가 ‘코일철근’ 시장에 발 담근 속내는

[취재후일담] 포스코가 ‘코일철근’ 시장에 발 담근 속내는

기사승인 2023. 08. 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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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코일철근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 이지만 향후 건설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되면 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발을 담근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코일철근 시장에 공식적으로 진출을 결정하자 철강업계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습니다. 고급재 제품을 생산하던 포스코가 쓰임을 다한 철스크랩(고철)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코일철근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부터 포항제철소의 선재공장 설비를 활용해 코일철근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로 기반인 포항공장 선재 생산라인 4개 가운데 1개를 투입해 연 70만 톤 규모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일철근은 막대형 철근과 달리 원하는 길이만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제품 손실을 최소화하고 적재가 편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코일철근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적은 레드오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일철근 공급능력은 약 100만 톤이지만, 수요는 50만 톤으로 과포화 상태가 된 지 오래입니다. 특히 코일철근 시장은 동국제강과 대한제강이 공급을 양분해 독과점 하던 곳입니다.

통상적으로 철강 업계는 생산 과정에 따라 두 분류로 나뉘어 각자의 사업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삼가하는 보수적인 곳입니다. 철광석을 녹여 고급재 제품을 만드는 고로 회사와 고철을 녹여 재활용 사업을 하는 전기로 회사로 나뉘어 각자의 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죠.

하지만 최근 포스코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배출량이 적은 고철 사용량을 큰 폭으로 늘리며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에 고철을 활용해 생산되던 코일철근의 판매 가격이 상승했고, 과거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아져 포스코도 진출을 확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코일철근 판매를 시작으로, 공급자 다변화가 이뤄져 시장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포스코는 철근코일 공급 확대를 통해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및 공기 단축, 실수율 향상 등 생산성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아울러 독점적 지위가 강한 포스코가 코일철근 개발에 앞장서 새로운 시장 구축에 성공할 시 현대제철도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아 코일철근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 코일철근을 판매하던 동국제강과 대한제강은 포스코 진출 초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과거부터 과점 시장으로 꼽히던 코일철근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나타나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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