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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김용범 부회장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발언 배경은

[취재후일담] 김용범 부회장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발언 배경은

기사승인 2023. 08.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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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올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말입니다. IFRS17(새로운 회계제도) 체제에서는 손해율·해지율 등에 대한 계리적 가정을 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요. 이를 이용해 일부 보험사들이 실적 부풀리기를 했다며 김 부회장이 작심 발언을 한 겁니다.

업계의 관심은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에 쏠렸습니다. "수술비가 같은 데도 2017년과 2018년 계약을 나누어서 별도 상품인 것처럼 나눴다"와 같은 구체적인 실적 부풀리기 시도 사례들을 언급했기 때문인데요. 김 부회장이 1분기 컨콜에 이어 이례적으로 작심 발언을 이어간 만큼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의아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메리츠화재는 누적 순이익 8390억원을 내면서 순이익 기준 톱3 손보사로 올랐지만, 특정 경쟁사의 실적 착시효과로 인해 실적 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지속된 이유는 IFRS17 체제 특성상 자율적인 계리적 가정 활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각 보험회사마다 손해율, 해지율 등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수익지표인 CSM(계약서비스마진)이 크게 늘어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CSM은 보험회사의 미래 실현이익을 말합니다.

올해 논란이 지속되자 금융감독원도 최근 IFRS17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금감원이 내놓은 가이드라인에는 실손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의 기준이 담겼고, 전진법(회계상 변경효과를 당해연도와 이후 손익으로 인식하는 방식)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당국이 사전적으로 계리적 가정 설정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사후관리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앞서 실손 손해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한 일부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하반기에 고꾸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본업을 충실히 쌓아온 회사들은 회계제도나 계리적 가정이 변경돼도 실적의 큰 틀은 변하지 않겠죠. 올 3분기 보험업계 성적표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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