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채 수정 | 0 | |
|
| 마켓파워 | 0 | |
|
미래에셋·NH투자증권이 공모회사채 증액을 최소화했다. 공모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많은 투자수요를 확인했음에도 증액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는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채라고 해도 연 4%가 넘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현 상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내년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추후 회사채 발행금리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높은 금리의 회사채 물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 이는 높은 신용등급과 중소형사에 비해 여유 있는 유동성으로 인해 할 수 있는 판단이란 평가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67-1, 2, 3회 무보증사채의 발행금리가 각각 연 4.598%, 4.675%, 4.754%로 확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신용등급은 AA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모회사채 발행을 진행한 NH투자증권 역시 발행금리는 4% 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수요예측 결과 68-1회 무보증사채(2년물)는 민간채권평가회사 제시금리에서 0.01%포인트를 가산하고, 68-2회 무보증사채(3년물)는 0.05%포인트를 차감한다. 지난 6일 기준 2년물의 개별민평 평균금리는 4.463%, 3년물 금리는 4.588%로 최종 금리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은 AA+이다.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발행금리가 많이 상승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상환할 54-1회 무보증사채(2020년 9월 발행)의 이자율은 연 1.527% 수준이었다. 지난해초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한 회사채 이자율은 2~3% 중반 사이로 현재보다 낮았다.
NH투자증권도 비슷하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상환할 61-1회 무보증사채(2020년 9월 발행)와 62-1회 무보증사채(2020년 11월 발행)의 이자율은 각각 1.348%, 1.317%였다. 지난해 4월 발행한 회사채의 이자율은 3% 중반 수준이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수요예측은 흥행했다. 모집목표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는 증액을 크게 하지 않았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총 2000억원 모집에 7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NH투자증권은 총 2500억원 모집에 7700억원의 투자수요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증권은 100억원, NH투자증권은 200억원을 증액하는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2000억원, NH투자증권은 15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했다.
공모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경우, 최대한 증액을 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금조달을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증액을 최소화한 것은 결국 높은 이자 때문이란 평가다. 양사 모두 유동성에 대한 위기는 없는 상황에서 굳이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회사채의 물량을 늘릴 필요가 없었다는 해석이다.
더구나 빠르면 내년 2분기부터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작된다는 전문가의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금리상승기가 끝나게 됐을 때 회사채 발행비용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 등을 고려해 회사채 증액 규모를 결정한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높고,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대형사라서 가능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황에 따라 증액을 결정했다"라고 말했으며 NH투자증권 관계자 또한 "금리를 고려해 증액을 결정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