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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법원, ‘여자 후린다’ 모욕죄로 볼 수 없어…2심서 선고유예 판결

[오늘, 이 재판!] 법원, ‘여자 후린다’ 모욕죄로 볼 수 없어…2심서 선고유예 판결

기사승인 2021. 04. 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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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모욕죄로 인정… 벌금 30만원 선고
항소심 재판부 "발언 경위·횟수·의미 등 전체적 맥락 고려해야"
법원
‘여자를 후린다’며 남성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 선고유예를 선고받았다.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언사인지 혹은 단순히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에 불과한지는, 그러한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발언의 횟수, 발언의 의미 등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0부(고연금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27)의 항소심에서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조씨는 2019년 12월 ‘1일 1벙개(1일 1즉석만남)’라는 제목의 오픈채팅방에서 과거 연인관계였던 A씨를 지목해 “저 사람 여자 후리고 다니기로 유명하다”, “멘탈 쎄네, 가진 증거가 한두 개가 아닌데 인생 쪽팔리게 살지 마라” 등의 표현을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같은 채팅방에서 A씨의 사진을 게시한 뒤 “여자분들 이 사람 조심해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조씨는 A씨와 일주일간 교제하던 중 그가 다수의 여성과 사귀면서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해온 것을 알게됐다.

이후 자신과의 성관계 장면도 촬영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A씨를 경찰에 고발했지만, A씨가 휴대전화를 처분하는 등 증거를 인멸해 사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고 이에 화가 난 조씨는 A씨가 해당 오픈채팅방에서 활동한다는 사실을 접한 뒤 대화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조씨의 ‘여자 후린다’는 발언을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조씨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오픈채팅방에서 피해자의 사생활과 관련해 모욕적인 언사를 한 것은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의 발언이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정도가 아니고,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하면 양형을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보인다”고 원심을 파기했다.

특히 재판부는 조씨의 범행 전후 정황을 고려하면 조씨의 발언이 사회상규에 크게 반하지 않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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