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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워치-쩐의 전쟁]③한국투자증권, 압도적인 수익률의 비결은…‘꽌시’와 ‘선구안’

[IPO워치-쩐의 전쟁]③한국투자증권, 압도적인 수익률의 비결은…‘꽌시’와 ‘선구안’

기사승인 2021. 09. 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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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대비 수익률 96%로 선두
비상장 CEO 모임 '진우회'도 강점
잠재고객 확보, 주관사 경쟁 우위
SKIET 등 연타석 공모 흥행 발판
하반기 막판뒤집기 여부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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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기업공개(IPO) 시장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증시 호황으로 ‘공모주 광풍’이 불며 올해 13조원 이상이 IPO를 통해 조달됐다. 최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 마감)’, 공모주 ‘대어 불패’ 공식이 깨졌지만 공모주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점 찍은 회사의 IPO 주관사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공모주 투자 성공의 판단잣대 중 하나로 여긴다는 얘기다. 올 들어 지금까지 진행된 증권사들의 주관 성적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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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지영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추진하면 ‘대박’이네….”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IPO(기업공개) 공모 대형 주관사 가운데 압도적인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IPO 주관 건수 및 공모 규모는 미래에셋증권의 물량 공세에 밀려 1위를 놓쳤지만, 수익률 부문에선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회사지만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상장 추진을 밀어붙이는 한국투자증권의 과감함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잠재고객을 발굴해 오며 축적된 노하우와 풍부한 트렉레코드(운용이력) 등도 IPO 투자 내실화를 도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기업 10곳의 IPO 주관을 맡았다. 총 공모 규모만 2조4512억원으로,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벌어들인 IPO 부문 수익 규모를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으로 연달아 홈런을 친 덕분이다. 특히 자이언트스텝의 경우 상장 당시 공모물량의 3%인 4만2000주를 의무 인수한 데 이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14만주를 추가 보유한 것이 대박을 쳤다. 현재 기준 주가는 644% 뛴 8만1800원을 기록해 148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둬 들였다. 이는 인수 대가로 받은 수수료 6억7413만원 보다 12배 이상 많은 수치다.

◇‘꽌시’로 통한다…잠재고객 선확보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IPO 공모규모(14건·7조2959억원)와 비교했을 땐 양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95.1%로 미래에셋증권의 평균 수익률(29.6%)보다 3배 이상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꽌시(관계나 인맥을 뜻하는 중국어)’를 백분 활용해 IPO 주관사 선정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04년 만들어진 ‘진우회’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친목모임으로, 비상장 기업일 때부터 기업 재무구조 분석 및 자금 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잠재고객을 미리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우회 소속 CEO는 상장, 비상장사를 합해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부터 꾸준히 관계를 맺어온 CEO들이 IPO를 추진할 때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부분 상장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회사채 발행·자산관리로까지 이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숨은 보석, 원티드랩을 발굴하다”
한국투자증권이 전통적인 IPO 강자로 자리매김한 데는 오직 IPO에만 집중하는 IB1본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현재 IPO부문은 IB그룹 내 IB1본부가 전담하고 있으며, 최신호 본부장이 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1본부는 총 3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며 “총 60명의 직원이 IPO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0년생인 최 본부장은 지난 2019년 IB1 본부장으로 임명된 이후 IPO 대어 뿐만 아니라 성장성이 높은 회사를 눈여겨봤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11일 코스닥에 입성한 채용 플랫폼 기업 원티드랩은 상장 조건엔 미달했지만, IB1본부 팀이 전격적으로 낙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채용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원티드랩의 기업가치가 수직상승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원티드랩에 ‘상장주선인 추천제’를 적용해 투자자를 모았고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된 후 상한가)’에 성공했다. 상장주선인 추천제는 상장 후 6개월 내 주가가 공모가의 90% 수준까지 하회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수준에서 주식을 환불하는 것으로,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원티드랩의 지분을 2017년 5월 30일에 5만1680주, 2019년 7월 8일 7만560주 등 총 12만2240주를 취득했다. 공모 후 지분 2.6%으로 주당 취득가액은 각각 9651원, 1만4188원이다. 의무보유 기간은 상장일로부터 각각 1개월과 2개월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큰 차익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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