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악재 속에 곱지 않은 외부 시선으로 유동성까지 얼어붙으면서 결국 자회사인 KT ENS는 황 회장 취임 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첫 희생양이 됐다.
외부로부터 닥쳐온 악재를 헤쳐 나가기 위해 황 회장은 취임 초부터 자신의 주특기인 ‘혁신’을 외치며 고강도의 개혁을 단행했다.
지난 10일에는 사내 메일을 보내 고객정보 유출에 유감을 표하며 “태도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혁신 주문이 과연 제대로 실행될 수 있는지 여부다. 이메일을 보낸 지 불과 이틀 만에 KT 주요 자회사 중 하나인 KT ENS가 기습적인 법정관리 신청으로 투자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기면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황 회장의 카리스마도 흠집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유동성 위기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채무를 인수하며 “영향이 없다”고 공시한 ‘거짓말 공시’는 고객정보 유출 등으로 이미 땅에 떨어진 KT의 신뢰도를 더욱 추락시키는 결과가 됐다. 황 회장의 반성과 고강도 혁신 주문이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황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 혁신의 대명사 황 회장. 삼성에서 쌓아온 그의 명예가 KT에서도 지속될지 여부는 혁신의 ‘주창’이 아니라 ‘실행’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