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四柱)를 풀이하여 보는 법 중에는 인간을 <격국格局>이라는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관찰 하는 방식이 있다. 정관(正官)격은 질서에 충실한 사람, 정재(正財)격은 정직하게 금전을 관리하는 사람, 식신(食神)격은 윤활유 역할을 하는 사람, 상관(傷官)격은 사회의 불의를 비판하는 사람, 양인(陽刃)격과 괴강(魁?)격은 격정적이고 난폭한 사람, 현무(玄武)격은 거짓으로 세상을 속이는 사람 등으로 그 특성을 분류하여 운명을 추론하는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격格>이란 용어는 옥편에서 [바로잡다. 표준. 인품. 모양]등으로 설명하고 있는 바, 사주 격국(格局)이라는 분류법은 "운명 관찰의 표준" 또는 "인품을 살핀다"는 의미 정도가 될 것이다.
최근에 일어났던 모 정치인의 대리운전 기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 항공사 부사장이 운항중인 항공기에서 부하직원을 내리게 한 행위, 모 백화점에서 고객이 아르바이트생 의 무릎을 꿇게 한 사건 등이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데 이런 부류의 사람에게도 과연 인격(人格)이라는 품위 있는 단어가 해당이 될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열자(列子)라는 고서에는 제(齊)나라 당시 시장안의 금은방에 들어가 버젓이 황금을 그냥 훔쳐 들고 나온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관리가 이 사람을 붙잡아 주변 사람들이 있는데도 대체 어찌된 영문이었는지를 묻자 그는 "금을 훔칠 때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만 보였습니다"라고 답하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언제 부터인가 배금(拜金) 사상에 물들어 사람은 보지 아니하고 돈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보는듯한 풍조가 만연하는 바, 사람이 아닌 돈이 최고의 <격국格局>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스스로를 현대판 귀족(貴族)이라 착각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과연 우리 자신은 일상생활에서 얼마만큼의 인격(人格)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가를 자문해보자. 혹시 식당에서, 경비실에서, 추운 거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회적 약자 분들에게 행태는 다르지만 <갑질>을 했던 적은 없는지 타인 비판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