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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공정위장의 ‘잠복근무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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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5. 0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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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_주성식
“‘경제민주화’라고 모자를 씌웠느냐 안씌웠느냐 하는 문제일 뿐 본질은 똑같다. 대규모집단(대기업) 규제, 대·중소기업 불공정관행 시정, 기타 입찰담합 규제 등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 자체가 모두 경제민주화다.”

지난달 30일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모두발언 등을 통해 자주 반복하며 강조한 단어는 ‘경제민주화’였다.

특히 올초 대통령에게 제출한 2015년 업무보고서 속에 해당 단어가 들어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지난 2년여 동안 그토록 강조했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적잖이 받았던 터라 정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작심하고 나온 듯하다.

이런 그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잠복근무론.’ 대통령 업무보고서에 경제민주화란 단어를 쓰지 않은 것을 강력계 형사가 사건 현장에 범인이 나타나기를 몰래 기다리다 검거하는 잠복근무에 비유한 것이다.

이날 정 위원장은 “도둑을 잡을 때도 잠복근무가 더 효율적인지 공개해서 하는 게 좋은지 사안에 따라 다르다”면서 “경제민주화란 모자를 씌워놓으면 대기업이 여러 가지 면에서 오히려 긴장하고, ‘공정위가 엄청 강조하는구나’ 해서 대비를 하면 오히려 (우리한테)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의지가 후퇴됐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경제민주화)모자를 씌우는 게 우리로서도 편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며 “우리의 경제민주화 의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대통령이 나같은 사람을 공정위장으로 발탁한 건 공정거래를 통한 경제민주화 추진을 제대로 한번 해보라는 간접적인 신호로 본다”며 “절대 말로만 일감몰아주기 등을 규제하는 척 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해당 단어를 언급했든 안했든, 부당한 일감몰아주기 금지,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 경제민주화 강화를 위한 내용이 담긴 공정위의 2015년 업무계획은 발표됐다.

잠복근무 차원에서 경제민주화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공정위와 정해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규제망을 빠져 나가려는 대기업 간의 숨바꼭질은 이제 시작됐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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