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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을 차일피일 미루자 더욱 노골화되는 모습이다.
9일 서울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대우조선 노조 기자회견이 이 같은 분위기를 잘 대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날 산은의 낙하산 사장 선임 논란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노조는 최근 사장 선임이 미뤄지는 배경으로 낙하산 인사를 기정사실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파업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산은이 현재 잘 경영되고 있는 대우조선에 정부 물대기식 인사를 감행할 경우 강력히 저지하겠다는 의지다. 대우조선의 사장 공백과 함께 산업은행의 낙하산 사장인사가 현실화되면서 대우조선 노조마저 산은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노조의 기자회견과 함께 이날 대우조선 본사에서는 올해 사업계획과 재무제표 승인 등과 관련된 이사회가 개최됐다. 하지만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고재호 사장의 재신임이나 신임사장에 대한 안건은 상정되지도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장임기 만료 2개월전에 차기 사장이 결정되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대우조선 상황은 ‘비정상’이나 다름 없다. 조선업의 특성상 해외 바이어들과 수주 계약을 위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사장이 산은의 미지근한 태도 탓에 사업은 뒷전이 된지 오래다. 실제 대우조선은 지난달 12일 일본 MOL사로부터 18만㎥급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을 수주한 뒤 지금까지 수주계약을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장 공백 사태 피해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음에 따라 대우조선은 일반 기업들이 이사회를 열수 있는 법정 시한인 16일 전까지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려 하고 있다. 16일 이전에 이 문제가 해결돼야 이달말 있을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상정·가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의 태도가 16일까지도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임시이사회가 진행돼도 4월 중 임시주총을 개최해야 하고 결국 5월이나 돼야 차기 사장을 정식으로 선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의 반을 사실상 ‘무주공산’으로 있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려운 조선업계에서 고군분투 해온 대우조선을 산은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좌지우지 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은 이미 거세진지 오래다. 글로벌 조선업계 선두권을 유지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는 한 기업이 사장 부재로 위기에 봉착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산은은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