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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몸이 여러 개 있어도 부족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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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5. 12. 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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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직원 모럴헤저드, 내부직원 불만 해소 등등 풀여햘 과제 산적
최경수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지주사 전환 작업에 조직역량을 집중해 온 한국거래소가 대내외 악재로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관련 법안 통과·직원의 불법 주식거래 연루 ·부산 민심 달래기 등 최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몸이 여러 개라도 부족한 상황인 듯 합니다.

최 이사장이 전면에 나서 추진하고 있는 지주사 전환 작업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야간 이견 대립으로 관련 법안이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입니다. 최 이사장은 연일 국회 달래기와 함게 부산민심 달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특히 부산민심을 달래기 위해 최 이사장은 3일 저녁에도 공식일정을 마치고 오후 늦게 부산으로 직접 내려가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부산 민심이 들썩인 이유는 거래소 지주사 법안에 지주사 ‘본사를 부산으로 한다’는 내용을 놓고 여야간 의견 대립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국회에서는 ‘부산본사’ 조항을 법안 부칙에서 빼겠다는 말이 나오면서 ‘부산’의 반발은 극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최 이사장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반가울리 없습니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 작업이 더뎌지는 것은 최 이사장에게 좋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좋게 말하면 자신이 시작한 일을 마무리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거래소를 떠나야 한다는 점이고, 나쁘게 말하면 자신이 재임중 가장 큰 치적을 미완으로 끝내야 하는 것이니까요.

9일 끝나는 정기국회에서 지주사 관련법 통과는 현재로서는 묘연합니다. 법안 숙려기간 등을 고려하면 3일 법안은 법사소위라는 벽을 넘었어야 했습니다. 다만 거래소는 12월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물론 임시국회에서도 해당 법안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플랜B 또한 마련하고 있을 것입니다.

서울 여의도와 부산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도 부족한 상황에서 내부 직원의 불법 블록딜 연루 이슈는 최 이사장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직원 개인적인 법적·도덕적 해이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중요한 시기에 내부직원이 구설수에 오르는 것 만큼 부담스러운 것은 없으니까요.

이번에 문제가 된 거래소 직원 A씨는 카카오가 코스닥시장 상장 이전에 관련 정보를 증권사와 카카오 내부 인물과 공유해 블럭딜을 진행, 이에 대한 대가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다만 정보 제공 시점과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으로 우회상장이 결정되는 시점의 차이가 큰데다 이 직원이 거래소에서 하던 업무가 카카오 상장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 지는 향후 법적으로 따져봐야 할 사안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최 이사장은 곧바로 거래소 내부 기강 확립에 나섰습니다. 최 이사장은 거래소 인트라넷을 통해 청렴 의무와 도덕성·품위를 유지하라고 강조하며 윤리와 청렴 교육을 확대해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홍보사진 (7)
문제는 지주사 법안이 올해 안에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되고 직원들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청렴교육으로 분위기를 다잡는다 해도 최 이사장의 부담은 그리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지주사 전환의 경우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소위 거래소 그늘에서 독립을 원하는 예탁결제원과의 관계 정리와 코스콤이 우려하는 인력 및 조직 재배치의 문제, 그리고 독자적인 회사로 변신할 코스닥 자회사에 대한 직원 배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수익성 악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코스닥 자회사에 가겠다는 직원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는 점은 지주사 전환 계획에서 꼭 풀어야 할 부분입니다. 거래소는 여러 가지 안을 마련하고 검토를 하고 있지만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알고 있는 직원들에게 코스닥 자회사로의 이동을 강압할 수 있는 사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현재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고위간부들이 지주사 전환으로 임기가 더 늘어나는 상황은 그동안 거래소내 진급정체로 불만을 표출하던 직원들에게 반가울리 없을 것입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의 입장을 반영해 대표 목소리를 내야 하는 노동조합도 이렇다 할 역할을 못해 직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는 직원들의 불만이 산발적으로 터져나오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지금 최 이사장은 이런 불만과 불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올해 1월 거래소는 7년만에 공공기관에서 제외된 이후 많은 변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다양한 지수상품을 개발하고 자본시장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하는 등 민간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하며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외부 뿐 아니라 내부 분위기는 어느 때 보다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최 이사장이 어떤 행보와 결단을 하는가에 따라 이런 분위기는 다잡힐 수도, 아니면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최 이사장에게 이번 겨울이 어느 겨울 보다 중요한 시기인 이유입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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