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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도전 대한민국]대중차에서 고급차로 ‘퀀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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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기자

승인 : 2016. 01.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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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16년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원년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현대차의 첫 모델 G90(국내명 EQ900)이 상반기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글로벌 명차의 경쟁 무대인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의 앞날이 좌우된다. 현대차가 대중차 브랜드에서 고급차 브랜드로 대도약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1955년 석유 드럼통을 수작업으로 펴서 만든 ‘시발(始發)’로 시작한 한국 자동차 산업은 60여년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기준 세계 5위까지 도약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는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 실용적인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급차 브랜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2010년 기준 579만대였던 세계 고급차 시장의 규모는 2020년 1067만대로 10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2010~2014년 글로벌 고급차 판매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10.5%로 대중차 증가율(6%)을 상회한다.

고급차는 성장률뿐 아니라 수익률에서도 크게 기여한다. 2014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고급차 판매 비율은 10%였지만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한다. 대중차 5대를 파는 것보다 고급차 1대를 파는 게 더 이익이라는 분석이다.

2016년이야말로 양적(量的) 성장에만 머물던 대중차 브랜드에서 벗어나 고급차 브랜드를 통해 질적(質的) 성장으로 전환해야 하는 해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대중적인 ‘현대’ 브랜드로는 고급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등의 경쟁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에는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이 선보였다.

제네시스 EQ900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7300만~1억1700만원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1만700여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졌다. 지금 계약을 하면 차를 받기까지 3~4개월이 걸릴 정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런 반응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고급차 브랜드로 인정받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일본의 도요타가 북미에서 렉서스 브랜드로 자리잡았을 뿐이다. 닛산 인피니티와 혼다 아큐라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렉서스도 유럽에서는 독일 고급차 브랜드에 밀려 고전한다. 지난해 1~11월 유럽 시장에서 아우디(68만9819대)·벤츠(65만953대)·BMW(64만8480대)는 모두 판매량 60만대를 넘겼다. 같은 기간 렉서스는 3만3717대를 파는 데 그쳤다.

업계 전문가는 “차 가격만 비싸다고 고급차 브랜드가 되는 게 아니다”며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 전통과 역사, 혁신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고유의 정체성은 벤츠 하면 ‘고급 세단의 대명사’, BMW 하면 ‘드라이빙 머신’처럼 브랜드와 함께 연상되는 이미지를 뜻한다. 역사와 전통은 제품 수준이 동일할 때 차별화시킬 수 있는 요소다. 혁신 기술은 다른 차에는 없고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3가지 조건 중에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혁신 기술이다. 정체성과 전통(역사)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확립하고 형성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표방하는 아우디의 사례는 국내 브랜드들이 고급차 시장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보여준다. 1970년대까지 아우디는 유럽의 대중차에 불과했다. 1980년대에 세계 첫 사륜구동(콰트로) 승용차를 내놓으면서 고급차 시장에 본격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EQ900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신기술이 14개가 적용됐다. 람다 3.3 V6 터보 엔진, 어드밴스드 통합 주행 모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스마트 제어 시스템 등이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 기술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이 유일하다. 시트·헤드업디스플레이(HUD)·아웃사이드 미러 등 신체조건별 운전자세를 자동 설정·권고하는 기술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현대차도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첨단 혁신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한다. 2014년 12월에는 BMW의 고성능 모델 M시리즈 개발 총괄책임자였던 알버트 비어만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고성능차 프로젝트 ‘N’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려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정체성 확립에도 많은 공을 기울인다. 지난해 11월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루크 동커볼케가 현대차에 합류했다. 플라잉스퍼 시리즈와 벤테이가를 디자인한 동커볼케가 제네시스의 디자인 수준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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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했다.
지금까지 한국산 고급차 브랜드는 없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도전은 한 업체의 도약은 물론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이 한단계 뛰어 오르는 계기다. 갈 길은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다.


강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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