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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경제지주 예금 예치에 농협은행이 웃을 수만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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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음 기자

승인 : 2016. 01.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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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윤복음 기자
지난해 말 농협경제지주가 농협은행의 ‘큰만족실세예금’이라는 예적금에 가입했습니다. 예금액은 2000억원으로 연 1.7%금리에 만기 1년짜리 상품입니다. 앞서 농협경제지주는 중앙회의 경제부문 판매와 유통사업 이관에 따른 필요 자본금을 목적으로 중앙회로부터 2255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 자금은 고스란히 농협은행 예적금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거액임에도 불구 농협은행은 경제지주의 예적금 가입이 달갑지 않은 모습입니다. 농협은행이 내년 만기까지 농협경제지주에 지급하는 이자만 34억원에 달합니다. 이중 경제지주는 이자 세금을 뗀 28억원을 은행으로부터 받아가게 됩니다. 경제지주는 이 이자수익으로 농산물 도매 외부 거래처 확대에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요즘 은행들은 자꾸 낮아지는 예대마진으로 수익원 창출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2000억원 규모의 예적금을 받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만큼 대출이 없는 이상, 이자를 많이 내줘야 하는 예적금은 받지 않는 추세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2000억원이라는 예금을 받기보다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더 낫다”며 “대출이 없고 예금이 많은 상황이라면 예대마진이 더 낮아 손해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은행이 경제지주의 예적금을 뿌리치지 못한 까닭은 농협중앙회가 있어서입니다. 농협은행은 중앙회에서 태어나 지난 2012년에서야 분리됐습니다. 당시 농협법에 따라 중앙회가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나눠지면서 은행도 떨어져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지분은 농협중앙회가 금융지주를 통해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날 취임한 이경섭 농협은행장도 “농협은행의 경영방식은 아직 중앙회 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농협 특유의 온정주의 문화와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등을 비판했습니다. 그만큼 기존의 느리고 둔한 조직문화를 타파하자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농협은행은 경제지주와 중앙회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지주가 아니었으면 받지 않았을 상당한 규모의 예적금으로 손해를 입으면서도 이자를 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은행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제지주의 이자놀음에서부터 벗어나야하지 않을까요. 올해 이 행장의 가장 큰 과제는 농협은행의 태생적인 한계 극복일 것 같습니다.

윤복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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