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취재뒷담화]포스코 소액투자자의 ‘한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60127010017843

글자크기

닫기

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01. 28. 06: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권오준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몇일 전 포스코 소액투자자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투자자는 “최근에 포스코 소액주주사이에서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거취에 대한 소문이 돌았다”며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권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큰 손해를 보자 회장 경질 설 까지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권 회장이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를 기자에게 수 차례나 되묻기도 했습니다.

20만원 중반에 포스코 주식을 샀다는 이 투자자는 10만원대의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여전히 주식을 들고 있는 듯 했습니다. 50% 넘게 손실을 보면서 손절매 시점을 놓친 탓도 있지만 글로벌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이대로 무너지지 않겠지라는 기대도 없지 않은 듯 보입니다. 이 투자자는 포스코의 주가가 상승하면 최고경영자인 권 회장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개혁과 변화를 추진해야 하지 않냐며 기자에게 반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 포스코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순이익률이 1% 아래로 내려간 포스코에 대해 호시절은 지났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포스코는 희망이 없다며 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포스코 주식에 붙어있던 ‘우량주’ ‘가치주’라는 별칭이 무색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도 있습니다.

특히 권 회장에 대한 소액투자자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큰 듯합니다. 포스코 주식토론방에서는 권 회장 사퇴를 종용하는 글이 지난해부터 자주 올라오곤 합니다. 권 회장의 경영능력의 유무를 떠나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결과로 보입니다.(본지 1월 26일자 12면 참고)

처음부터 권 회장에 대한 평가가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과 전방산업의 침체는 얼핏 보기에 어떤 경영자라도 쉽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더욱이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이끈 포스코의 수장을 맡은 권 회장은 외부악재뿐 아니라 내부의 부실과 방만경영을 다잡아야 하는 ‘이중고’에 놓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혹자는 운이 없어 제일 어려운 시기에 포스코를 맡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권 회장 취임 당시 소액투자자들은 권 회장이 혁신드라이브를 제대로 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졌습니다. 주가도 취임직후 수개월간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권 회장의 혁신작업이 2년째 진행됐지만 포스코의 실적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여전히 낮은 수익성과 계열사들의 실적악화에 따른 그룹의 재무부담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주가는 힘이 빠졌고 실적이 좋지 않을 때 마다 권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메가성장동력 확보’와 ‘철강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은 제자리였습니다. 결국 소액투자자들의 눈물은 더 늘어났습니다.

이날 포스코 주주들의 토론방에서는 전일 알려진 이란 파이넥스 기술 적용 일관제철소 건설 소식에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란이라는 시장이 새로운 수익창출지역으로 급성장할 것이란 기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이날 외국인은 포스코 주식을 5만주 넘게 순매도 했습니다. 결국 장 초반 17만7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전일대비 1.17%오른 17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단순비교를 하기에는 힘들 수 있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3% 넘게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2007년 10월 76만5000원을 기록했을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주가는 말 그대로 최악입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을 당시에도 포스코의 주가는 20만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이란 제철소 건설 이슈가 단발성 호재일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포스코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초석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포스코의 주가가 하반기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부실 계열사가 법정관리라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영업외손실과 1회성 비용이 줄어들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관측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소액투자자들도 있습니다. 권 회장의 역할론에 대한 불신이 남아서 입니다.

한때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포스코, 이제는 5%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산업은 침체돼 있고 내부 직원간 줄세우기 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선임 문제와 관련해 잡음을 냈던 것과 같은 내부갈등이 온전히 해결된 것이라 보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2년차 회장인 권 회장에게는 취임 초부터 풀기로 했던 숙제가 여전히 그대로 있습니다.

소액투자자들은 권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이라도 자신들이 웃을 수 있는 소식을 만들어 주기 바라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민영화 된 후 처음으로 연임을 하지 못하는 회장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