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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위기의 산업계, 삼성전자 DNA 받을 준비는 마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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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6. 03.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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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중화학팀
‘삼성전자 출신 영입’. 최근 심심찮게 보이는 기사 제목이다. 헌데 영입을 한 주체를 보니 전자와는 동 떨어진 화학과 중공업이다. 글로벌 1등 전자회사의 전문가들이 사면초가에 빠진 중후장대 산업의 구원투수로 선발돼 산업계 전반에 속속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그들을 불러만 온다고 해서 변화가 찾아올까?

최근 한화그룹이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태양광핵심소재 폴리실리콘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출신 옥경석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내정했고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몰고 온 해양플랜트부문 총괄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제조전문가인 김종호 사장을 영입했다.

폴리실리콘은 공급과잉과 역마진이 나고 있는 대표적인 부진 사업이다. 이미 삼성전자 출신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이 2014년부터 태양광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삼성전자 DNA가 수혈된 셈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출신들의 협력으로 한화의 태양광 수직계열화는 더 공고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삼성출신이라도 해당파트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를 불러내 혁신만 바라고 있는 게 아닌지 궁금해진다. 반도체 전문가에게 공급과잉 폴리실리콘 사업의 돌파구를 찾으라고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신임 사장의 장점을 살려 회사가 태양광이 아닌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순도가 높아야 하는 특성상 기존 라인을 변경하거나 증설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고 불량률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클레임이 많은 사업으로 알려졌다. 시장 규모도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삼성 등은 현재 일본업체로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공급 받고 있어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공업 회사의 해양플랜트 부문을 맡게 된 스마트폰 제조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조선업계에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몰고 온 사업의 미래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마트 팩토리나 자동화시스템 등에 익숙한 수장에게 노동집약적 해양플랜트 사업은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

물론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혁신하고 새로운 열정으로 무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후장대의 선택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무작정 그들을 불러놓고 당장 혁신과 해법만을 요구 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업계가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선 사업부서 신설·통합 등 변화를 빠르게 적용하고 흡수할 수 있는 적합한 체제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 복잡한 절차와 비효율적인 소통체제는 전혀 다른 프로세스를 가진 회사에서 퍼포먼스를 내는 데 혁신을 가로 막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선을 받아 들이고 변화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담대하고 포용적인 시각은 덤이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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