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차원 자금조달 '급한 불 끄기'...대한항공 재무구조 악화로 추가지원 기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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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을 솎아내기 위한 기업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진해운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대항항공도 적자투성이인 한진해운을 끌어안으면서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오히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 불똥이 대한항공으로 옮겨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올해 상환하기로 계획하고 있는 자금은 3조2666억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 3130억원을 비롯해 일반사채(9867억원)·장기차입금(3299억원)·장기미지급금(1조5211억원)·금융리스미지급금(1159억원) 등이 이에 속한다. 지난해 상환계획 자금 3조6792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3조원이 넘는 규모로 6조원이 넘는 부채총액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장기적인 해운업황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한진해운은 빚을 빚으로 돌려 막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상환계획으로 밝힌 자금 중 실제 갚은 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조4093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만기가 도래한 공모사채를 사모사채로 돌리고 재차입하는 등 기간만 늘리고 있을 뿐이다. 결국 상환하는 금액만큼 새로운 빚이 생기면서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연명하고 있는 셈이다.
한진해운의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지는 오래다. 2012년 50%대로 급락했던 유동비율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32.90%, 33.18%를 거쳐 지난해 25.53%로 주저앉았다. 부채비율은 2013년 1463%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995.16%, 지난해 844.53%를 기록했다. 부채만 잔뜩 지다 보니 이자보상배율은 0.11배에 불과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형국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영업환경의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4분기 컨테이너 운임 급락으로 영업손실 1880억원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계절특수를 누리는 춘절 이후에는 수요절벽이 나타나기 때문에 운임의 단기적인 반등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올해 1분기 영업손실 898억원의 부진이 나타날 것”이라며 “파나마 운하의 확장 개통은 컨테이너선 매출액의 50%를 차지하는 미주 시장에서의 경쟁을 부추겨 운임 하락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예년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담은 ‘기업구조조정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고, 산업은행은 이달 중순 이후 한진해운의 경영개선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2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대한항공에 대여금을 상환하고,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록 상표권을 한진칼에 양도해 1113억원을 마련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급한 불을 끄는 격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의 재무구조도 위기에 봉착해 추가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말 기준 유동자산이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가량 감소하며 유동비율이 66.49%에서 38.92%로 급락했고, 이익잉여금도 1조3895억원에서 794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결국 외부자금 수혈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이 산은과의 협의를 통해 어떤 카드를 꺼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을 사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런던사옥·해외 터미널 등의 자산 매각 및 자사주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달에는 초대형 유조선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원유 운반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