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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지주사 전환 기대에 부푼 거래소, 직원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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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6. 03.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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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건물전경(여의도)
제자리걸음을 하던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작업에 한줄기 희망이 비쳤습니다.

지난 3일 한국 증권시장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4월 국회에서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거래소 내부 분위기는 조용합니다.

최경수 이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달리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거래소 지주사 전환은 ‘물 건너 갔다’는 인식이 큰 탓입니다. 오히려 4월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거래소 임직원 간의 불신 상황이 더 걱정스러운 듯 합니다.

지난 연말 국회와 2월 임시국회에서도 희망 섞인 관측들이 나왔지만 법안통과가 안된 것도 있고, 지주사 전환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직원들은 왜 이 일을 추진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습니다.

한 거래소 직원은 “지주사 전환에 대해서는 경영진만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주사 전환에 대해 관심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 직원의 말에는 단순히 ‘지주사 전환이 나하고는 상관없다’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직원들과 소통이 부족한, 직원들보다는 정치인이나 금융당국 임원 챙기기에 더 바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녹아 있어서 일 것입니다. 이 직원은 금융당국과 정치권 눈치만 보며 사업방향을 정하는 경영진에 대해 직원들은 자포자기한 상태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경영진들이 직원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외풍에 시달리지 않는 조직이 되길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다같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나가자는 마음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거래소 직원들이 그렇다고 일에 소홀한 것은 아닙니다. 이날도 자신의 본분을 지켜 월 2시간만 챙겨주는 수당을 받고 그 이상의 시간을 야근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서류상으로만 휴가를 내놓고 회사에 나와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임기가 올해로 끝나는 최 이사장과 경영진 입장에선 오는 4월 무조건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2~3년 더 걸릴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올해 거래소 각 사업본부의 경영계획의 대부분은 지주사 체제를 염두에 두고 마련됐다는 점에서 경영계획의 전면적인 수정도 불가피합니다. 지주사 전환이 실패했을 시 이렇다 할 ‘플랜B’도 없어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선진 금융시장을 만들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기 위해서는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직원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정작 경쟁력의 핵심인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애착심을 버린다면 지주사 전환이 성공하더라도 온전한 성공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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