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르포] 세계적 수준 제조공장,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60327010016021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기자

승인 : 2016. 03. 27. 18:47

세계적 제조공장의 기본요건, 청소·정리·정돈 3요소 실현...'공장 가동률 98%, 노동 편성률 93%', 수치로 말하는 경쟁력
현대차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 내부/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공장 가동률 98%, 노동 편성률 93%’라는 수치가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 외곽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의 경쟁력을 말하는 듯했다. 현대차 내수 판매와 수출이 공장 생산능력(68만대)의 100%에 육박할 정도이고, 이를 한국 현대차 공장(편성률 60% 안팎)보다 월등하게 높은 노동 생산성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방문한 제2 공장은 세계적 제조공장의 기본요건인 청소·정리·정돈 3요소가 완벽에 가깝게 실현돼 있었다. 공장 내 안전 보행도로뿐 아니라 작업 공간 내에서도 떨어진 부품 하나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안내를 맡은 오세환 공장장이 평상시 목소리로 설명을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소음도 심하지 않았다. 공정별 진행 상황을 알리는 전자 게시판이나 영어·타밀어로 적힌 안전 매뉴얼, ‘먼지 하나가 엔진을 멈추게 한다’ ‘청결한 곳이 안전한 곳이다’ 등의 구호가 적힌 게시판이 걸려 있었지만 공장 이곳저곳에 부착돼 혼란스런 느낌을 줄 정도인 일본의 자동차 공장보다 정돈된 인상을 줬다.

로봇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 외곽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로봇이 용접공정을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첸나이 공장에서 시작돼 전 세계 현대차 공장으로 전파된 개선 사례를 알리는 표지판이 2개 전시돼 있었지만 ‘개선 사례’ 전시장 같은 일본 공장처럼 과하지 않았다. 로봇이 진행하는 용접 공정은 철지한 보수·유지 관리 덕분에 청결하고 정돈된 느낌을 줬다. 용접 때 불꽃이 튀긴 했지만 보호장비가 필요한 정도로 강하지는 않았다.

엔진 생산과 자동차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인도 노동자는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분주하게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유려하게 물 흐르듯 일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 것 같았다.

현대차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인도 노동자들이 부품 모듈을 세팅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이곳의 조업일수는 주 6일제 시행으로 295일이다. 한국보다 60일 정도 많고, 전 세계에서도 최다라고 한다. 오세환 공장장은 “노동 강도는 높지만 인도 직원들이 책임감·애사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한국 공장에서도 이 같은 노동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했다.

공항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 국제공항 내부에 있는 힌두교 여신 시바(Shiva) 상 뒤에 현대자동차가 3년 연속으로 수상한 ‘인도 올해의 차’ 그랜드(Grand) i10, 엘리트(Elite) i20, 크레타(Creta)의 광고가 보인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자동차 생산은 전용라인에서 1개 차종만을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문된 순서에 따라 여러 차종을 하나의 라인에서 생산하는 혼류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올해로 설립 20년이 된 현대차 인도 법인의 노하우와 노동의 숙련도가 세계 정상급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무·교육·법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 박순두 부장은 “현대차 해외법인 중 시장점유율이 17%를 넘고, 전체 2위를 기록하는 곳은 인도뿐”이라고 전제한 뒤 “인도법인은 설립 20년으로 전 세계 해외법인의 맏형격”이라며 “머리가 뛰어나고 노하우가 축적된 인도 기술자들이 지금은 멕시코 기아자동차 공장 건설현장에서 기술을 전수하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현대차 첸나이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 외곽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 부지 내에 있는 직원들의 휴식공간./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공장 내에는 직원들을 위한 헬스장 등이 마련돼 있고, 공장부지의 10분 1에 해당하는 2만1500 제곱미터(㎡) 규모의 휴식공간이 농장형태로 조성돼 있었다.

방문한 날 운동장에서는 ‘크레타(Creta)배 사내 배구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프라바카르(Pravakar·33세)는 현대차 근무 10년이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경영층과 근로자 간 관계가 매우 좋다”며 “현대차 일원이라는 것을 가족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현대차
인도 최남동부 타밀나두(Tamil Nadu)주 주도 첸나이(Chennai) 외곽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 부지 내 운동장에서 인도 직원들이 ‘크레타배 사내 배구대회’를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현대차의 노사관계가 위기에 처한 때도 있었다. 2007~2012년까지 노동쟁의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다수가 해고당하는 아픔도 있었다. 이후 현대차는 조립 등 주요 생산라인이 아닌 서브라인, 부품 공급, 창고 등에는 계약직이 일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교육훈련생의 계약기간을 최대 3년으로 변경했다.
하만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