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용공여액 중 특수은행 비중이 63.2%로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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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면 채권은행들의 부실 채권도 늘어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꾸준히 대손충당금을 쌓아오면서 위험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조선과 해운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국책은행들은 정부의 도움 없이는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출 기업들에 대한 신용위험도 평가 기준 강화와 자산 매각 등 정부가 마련할 구조조정 방안에 대비하고 있다.
은행권 여신심사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도높게 예고된 기업들의 신용위험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보통 B등급까지 분류해 은행에도 타격을 입지않게 했는데 정부 방향에 따라 앞으로는 C등급 또는 D등급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게 될 경우 워크아웃, D등급은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시중은행들은 상반기 중 대기업들의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은 대기업 및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를 더욱 강화해 기업 옥석가리기는 물론 시장 여건이 더 악화되기 전에 부실채권을 줄여나간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보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당금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수은행인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발 뺀 부실 기업들의 채권단으로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움직인다는 입장이다. 충당금을 확보해놓긴 했지만,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늘어나면 자금 추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STX조선해양과 현대상선 등의 부채권은행인 만큼, 구조조정 방안이 정해지는 대로 동의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며 “해운업에 대한 충당금은 미리 쌓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기업대출을 주로 해왔던 우리은행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채권단에서 빠지면서 부실 기업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충당금 부담도 함께 줄였다.
국책은행의 위험도는 훨씬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약 업종에 대한 대출을 늘려왔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우, 2008년 34조원이던 기업대출금이 지난해 82조원으로 2.5배 증가했다. 국책은행들의 기업대출 중 조선과 해운업 등 한계 대기업 대출 비중도 2009년 1.9%에서 2014년 12.4%까지 늘어난 상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산은·수은·기업은행 등 특수은행과 정책금융 관련 기관들이 만성적 한계기업에 대출해준 금액은 43조7000억원이다. 특히 2011년 이후 4년간 한계기업에 투입된 정책자금은 20조원이 넘는다. 만성적 한계기업 중 대기업그룹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특수은행이 63.2%로 가장 많고, 일반은행이 26.2%로 그 뒤를 이었다.
대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면서 산은은 지난해 1조8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은도 지난해 정부로부터 1조1300억원의 출자를 받지 않았다면 경영난을 피할 수 없었다. 당장 취약 업종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산은과 수은은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실채권을 매각해야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국책은행의 특성상 시중은행들이 채권단에서 빠졌을 때도 지원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 당장 어려워지는 기업도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