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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SKT-CJH 합병금지와 ‘독과점 시장 범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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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6. 07. 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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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 심사과정에서의 최대 쟁점은 독과점 시장 범위에 대한 판단기준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두 회사 합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과점의 적용 기준을 전국시장으로 볼 것이냐, 개별 지역시장으로 볼 것이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공정위가 판단하는 독과점 기준은 ‘특정회사가 시장의 50% 이상 점유하거나(독점), 2~3개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75% 이상(과점)’입니다.

유료방송의 경우 합병 당사자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당연히 전국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회사의 전국 합산 시장점유율이 50%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공정위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케이블방송은 허가받은 방송구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하고, 위성방송과 IPTV 사업자 역시 방송구역 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호 경쟁하는 것이므로 합병에 따른 독과점 적용 시장을 각 지역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이미 알려진 대로 공정위가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구역 중 21개가 SK텔레콤과의 합병으로 독점 등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시장점유율 외에 경쟁제한 근거로 제시한 게 요금인상 가능성이었습니다.

SK와 CJ측이 공정위에 제출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CJ헬로비전 케이블TV 요금이 10% 인상될 경우 가장 많은 가입자가 SK브로드밴드의 IPTV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즉, CJ헬로비전 케이블TV의 가장 가까운 대체재는 SK브로드밴드 IPTV라는 의미입니다.

공정위의 독과점 시장 획정에 대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합병했을 때입니다. 맥주시장 1위 업체와 당시 ‘카스’라는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소주업계 1위 기업간의 결합인 만큼 이번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 건 못지 않은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정위는 이번과는 사뭇 다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맥주와 소주의 출고원가를 5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 올리지 않는 것을 전제로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승인한 것입니다. 주류업계 공룡간의 결합이었지만, 주력상품(맥주와 소주)이 서로 달라 대체재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독점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두 회사 합병으로 탄생한 하이트진로가 특정 지역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독점에 따른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하이트맥주 자회사인 하이트주조(옛 보배)의 텃밭인 전북지역 소주시장에서의 하이트진로 시장점유율은 합병 당시 90%에 달했습니다.

당시 주류업계는 불과 3년 전에 있었던 무학·대선주조 합병 건과 배치되는 판단이라며 크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공정위는 부산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이 경남의 대선주조 인수합병 건을 불허했습니다. 두 회사의 전국 합산 시장점유율은 8%에 불과했음에도 독과점 적용 시장을 부산·경남지역으로 획정한 것입니다. 당시 두 회사의 부산·경남지역 소주시장 점유율도 90%를 넘었습니다.

결국 서로 결합하려는 회사의 주력 상품이 대체재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느냐가 독과점 적용 시장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독과점 시장 범위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 있을 이종업종 기업간 인수합병 시에도 계속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과거 진로하이트 사례와 같은 판단 착오가 없도록 좀 더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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