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정부로선 강력한 재편 드라이브를 걸자니 업계 반발과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기업 자율에만 맡긴 권고안 정도에 그친 발표를 하자니 효과 없는 구조조정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또 미루자니 ‘체질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조선업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2만여명의 근로자가 도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쉬운 얘긴 아니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요한 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내부에서 찾을 게 아니라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후장대 부실의 원인은 유가 급락과 공급 과잉 등 외부에 있는 게 대부분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서 우리 기업들만 줄이고 통폐합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한진해운 사태와 이어진 물류대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내부에서의 문제로 인식돼 추진된 강경책은 결국 도미노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 이미 기존 한진해운이 갖고 있던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경쟁하고 있다. 조선·철강 등도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이 끝나면 승자 독식의 시대가 올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미 각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가 문제의 원인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다. 생산능력을 강제적으로 감축시키는 강경책 대신 경쟁력 있는 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확실하고 강력한 유도책이 필요하다. 그럼 생산능력 조정은 자연적으로 해결될 일이다.
글로벌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국가간 공조가 힘들다면 최소 국내에서만큼은 민관이 서로 방향성을 확인하고 의지해야 한다. 감산하는 쪽이 지고 마는 ‘내쉬 균형’은 만약 당사자간 협조가 가능하다면 가장 가벼운 타격을 받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들간에 서별관회의처럼 비공식적 회담도 필요하다면 가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