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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엘리트 탈북 도미노…‘김정은 공포정치’ 한계 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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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6. 10. 12. 16:14

과거 생계형 탈북서 체제 탈피형 탈북으로 변화
보위부·정찰총국 등 北 핵심권력기관 간부들 탈북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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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북한을 탈북하는 양상이 과거 ‘생계형’에서 ‘체제 탈피형’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출신성분이 좋은 엘리트층의 탈북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 내부의 불안정성이 극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핵심권력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국장급 인물이 탈북해 지난해 국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위부는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해 주민 동향을 감시하고 반혁명분자 색출 임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앞서 대남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의 대좌(대령),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태영호 공사, 중국 베이징 북한대표부에서 근무하던 보건성 1국 출신 간부 등이 남한으로 망명하는 등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은 단발적 사건이 아닌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특히 탈북한 보위부 국장급 인사는 “평양 민심이 뜨겁다”며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정은의 통치방식에 대한 내부 불만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민은 10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4명보다 21% 늘었다.

탈북민 수가 연간 3000여명에 육박했던 2000년대 말, 2010년대 초에 비하면 그 수는 감소했지만 엘리트층과 출신 성분이 좋은 해외 파견자 탈북이 급증하는 등 탈북 유형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뿐만 아니라 핵실험·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도 탈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금줄이 막힌 북한 당국이 해외파견 근로자들에게 본국으로의 송금을 압박한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은 집단 탈출해 지난 4월 7일 입국했다. 중국 산시(陝西)성에 있는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여성 종업원 3명도 6월 말 국내에 들어왔다.

지난달 28일에는 극동지역 북한 인력송출회사 한 곳의 간부가 북한 근로자 4명과 탈북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6개월간 러시아에서 근무하던 북한 근로자 20여명이 탈북해 모스크바 난민 보호시설 등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트 탈북이 늘어나면서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더 매서워지고, 숙청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간부들이 탈북하는 악순환 현상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전문가는 “예전에는 추위와 배고픔을 벗어나기 위한 생계형 탈북이 대다수였다면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부터는 김정은 체제의 공포정치를 벗어나기 위한 엘리트층의 탈북이 늘었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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