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의료기기 업체와 진단검사기관에 한의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한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의원협회 등 3개 의사단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1억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2009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의료기기 업계 글로벌 1위 사업자인 GE헬스케어에 한의사와는 목적을 불문하고 초음파 진단기기 거래를 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수년에 걸쳐 실제 거래가 있는지 여부를 감시했다.
진단검사기관에 대한 한의사와의 거래거절 강요행위도 적발됐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2011년 7월 진단검사기관들이 한의원에 혈액검사를 해준다는 회원들의 제보를 받고 시장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국내 1~5순위 대형 검사기관들에게 한의사들의 혈액검사 요청에 불응할 것을 요구했다.
또다른 의사단체인 전국의사총연합과 대한의원협회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여 동안 한국필의료재단, 녹십자의료재단, 씨젠의료재단, 이원의료재단 등에 한의사와의 거래중단을 요구했다.
이 같은 의사단체들의 부당한 압박은 의료기기 업체 및 진단검사기관의 거래 중단으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 상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구입은 불법이 아니다. 학술·임상연구 목적일 경우 일반 한의원에서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한의사도 한방 처방과 치료결과 확인 등 정확한 진료를 위해서는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GE헬스케어의 경우 대한의사협회의 압박에 결국 한의사와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을 뿐 아니라 기존 9대의 초음파기기 판매계약을 파기한데 따른 손실을 부담해야만 했다. 이는 의료기기 업계의 또다른 유력사업자인 삼성메디슨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메디슨과 한의사 간 거래는 2009년 이후 급감해 현재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단체들의 부당한 압박으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기는 진단검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녹십자의료재단 등 진단검사 업계 1·3·4위 사업자에 직접적 거래제한 또는 거래거절을 요구한 결과 한의사들은 이들을 대체할 다른 기관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들 진단검사기관들은 결국 한의사 수요처 상실이라는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공정위 측은 “의사단체들의 부당한 압력행사로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한의사의 경쟁력이 약화했으며 이에 따라 한의원 진료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후생도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앞으로도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사용해 정당한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위법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